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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인구 기자의 컬처 톡 게재 일자 : 2017년 07월 26일(水)
빌보드와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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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대중음악계에선 ‘빌보드(Billboard)’가 심심치 않게 언급됩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5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상을 받았고, 빅뱅 지드래곤이 지난달 한국 솔로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월드앨범 차트에서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습니다.

빌보드 홈페이지는 아예 K-팝 뉴스 코너를 만들어 매일같이 기사를 쏟아내고, 세계 팝 시장은 국내 아이돌 음악에 즉각적으로 반응합니다. 때론 이 반응이 국내보다 빨라서 어리둥절할 정도죠.

이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입니다. 시간을 조금만 앞으로 당겨 2012년으로 가볼까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면서 빌보드를 점령해 화제가 됐습니다. 싱글 메인 차트인 ‘핫100’에서 7주 동안이나 2위를 한 거죠.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싸이가 미국 NBC의 대표 프로그램인 ‘제이 레노 쇼’에 나가 말춤을 선보이던 장면이 기억에 생생합니다. 싸이의 성공을 보면서 “우리도 가능하구나”하는 자신감과 함께 뭉클한 애국심마저 느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 빌보드는 우리에게 너무나 먼 시장이었으니까요. 한국어로 된 노래가 빌보드 차트에 오른다는 건 국내 인기가요 차트에 아델이나 저스틴 비버가 오르는 것만큼이나 낯선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100년이 넘는 전통의 빌보드는 1950년대 중반부터 미국을 포함한 세계 대중음악의 인기 순위를 집계해 발표해왔습니다. 앨범 판매량과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순위를 선정, 세계 대중음악의 흐름을 대변하는 지표가 됐죠. 빌보드는 비틀스, 머라이어 캐리, 보이즈투멘이 활동하는, 그래서 K-팝과는 거리가 먼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그러다가 2009년 원더걸스가 ‘노바디’로 ‘일’을 냅니다. 한국 가수 중 처음 빌보드 ‘핫100’에서 76위를 합니다. 전 세계 수많은 아티스트 가운데 100등 안에 들었다는 것이죠. 이어 같은 해 보아가 미국판 1집 ‘BOA’로 앨범 메인 차트인 ‘빌보드200’에 127위로 올라갔고, 이것이 2012년 싸이의 ‘대박’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이후엔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빅뱅, 지드래곤, 엑소, 씨엘, 방탄소년단 등 수많은 아이돌이 빌보드를 오르내렸습니다. 데뷔한 지 1∼2년밖에 안 된 NCT127, 블랙핑크 등을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이제는 아이돌 그룹의 빌보드 진출이 마치 당연한 통과의례가 된 느낌입니다.

어디 빌보드뿐이겠습니까. 미국의 롤링스톤과 퓨즈TV도, 일본의 오리콘차트도, 중국의 QQ뮤직도 예외 없이 K-팝 스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1997년 아이돌 1세대인 H.O.T와 젝스키스가 출범한 지도 이제 20년. 이제 이들은 빌보드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clark@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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