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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종대의 동네 집 이야기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09일(水)
공유주택·청년창작 플랫폼까지 탄생시킨 ‘마을 사랑방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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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양천구 목2동 ‘카페마을’에서 주민들이 타로 카드 강의를 받고 있다. 카페마을은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카페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 양천구 ‘모기동 카페마을’

목2동 ‘모기동 축제’ 의기투합
카페가 지역커뮤니티 중심으로
단단해진 공동체, 마을 바꿔가

인문학강의·영화감상 등 활발
마을학교·공동체주거로 발전
청년작업실 ‘청춘마루’ 만들어


매월 마지막 수요일, 모기동 마을 골목길은 마을 사람들로 북적인다. 오전에 마을 공원에 위치한 ‘청춘마루’에서 인문학강의를 시작으로 해가 점차 낮아지는 오후가 되면 마을 한가운데 자리한 ‘카페마을’에서 영화를 즐긴다. 영화를 보고 나온 주민들은 삼삼오오 용왕산 정상에 올라 해가 지고 하늘에 별이 뜰 때까지 함께 모여 축제를 벌인다. 마을축제가 열리는 곳은 인근마을에 식수를 제공하는 지하배수지 위에 조성된 인조 잔디운동장으로 진짜 잔디는 아니어도 주변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주민들에게 푸르름을 선사한다. 푸른 잔디 위에는 부지런한 주민들이 벌써 돗자리를 깔고 축제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돗자리 사이로 보이는 하얀 모기장 안에는 주민활동단체들이 마련한 먹거리, 살거리, 즐길거리가 준비되어있다.

모기동은 양천구 목2동을 지칭하는 말로 목2동이 행정단위의 이름이라면 모기동은 공동체 단위의 이름이다. 목2동을 소리 나는 대로 부르던 모기동은 2010년 ‘모기동축제’를 열면서 공식화되었다. 마을축제를 계기로 그동안 동네에서 개별적으로 사회, 문화활동을 전개하던 마을 사람들이 모이게 되었고 ‘모기동축제’는 올해로 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모기동은 2012년 도자기공방과 마을카페가 의기투합하여 구성한 ‘모기동문화발전소’가 다양한 공동체 활동을 전개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로 인해 마을의 공동체는 더욱 단단해졌으며 마을이 변하기 시작했다.

▲  서울 양천구 목2동 마을 뒷산인 용왕산에 자리 잡은 ‘청춘마루’. 일인 청년 창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한다. 김낙중 기자

모기동의 마을카페인 ‘카페마을’은 모기동의 변화된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 2010년 문화예술가가 이 동네에 들어와 운영하던 카페가 2012년 ‘모기동문화발전소’의 주인공으로 떠오르면서 이 동네의 커뮤니티 중심공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역아동센터, 청소년문화 공간, 녹색어머니회, 공동육아모임 같은 지역의 단체들이 이곳에 모여 동네의 고민거리를 함께 나누기 시작했고 이러한 문제에 동참하는 주민들도 하나둘 늘어가면서 마을카페가 마을 공동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결국 이 카페는 2016년 6월에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카페마을협동조합’이 맡아 운영하게 되었고 ‘카페마을’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는 ‘카페마을’은 다양한 조합원의 구성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꾸며져 있다. 카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사연 많은 가게’는 마을주민들이 직접 만든 소박한 소품들이 차지하고 있고 다른 한쪽에는 올망졸망한 그림책들이 ‘동네골목책방’이란 이름으로 진열돼 있다.

벽마다 크고 작은 그림들과 인문학강의나 영화감상을 알리는 포스터가 빼곡히 채워져 있다. 커피를 내리는 카운터 너머로는 간단한 주방기구들이 푸른 타일벽을 배경으로 아무렇게나 놓여있다. 정리돼 보이거나 세련되진 않았지만 카페 안의 물건들에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진다. 마을카페가 활성화되자 카페 주위로 다양한 공방들이 생겨났고 마을의 모습도 달라졌다. 카페를 중심으로 마을의 축제를 열던 사람들은 협동조합을 만들어 일곱 가구가 함께 사는 공유주택까지 마련했다.

마을카페가 주민들의 공동체 자산으로 정착될 즈음에 모기동 뒷산인 용왕산에는 새로운 공간이 생겨났다. 공유공간인 ‘청춘마루’는 일인 청년창작가들에게 작업공간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곳은 ‘카페마을’의 시작이 된 카페 ‘숙영원’의 운영자들이 모기동의 커뮤니티의 확장을 위해 시작했다. 과거의 이곳은 현재 마을축제가 열리는 용왕산 공원의 지하배수지를 관리하던 사무소였는데 그 기능이 다해서 수년간 사용하지 않던 곳을 찾아내어 청년 창작플랫폼으로 만들었다. 규모는 크진 않지만 공간을 가득 채운 청년들의 열기가 여름 날씨보다 더 뜨겁다. 이곳에 모인 젊은이들은 ‘모기동 별헤는 밤’을 공동주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이 에너지가 앞으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된다.

7년 전 작은 마을카페에서 시작된 모기동의 변화는 실로 눈부시다. 지역에 숨겨져 있던 잠재력이 마을카페를 통해 서로 연결되면서 큰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마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생겼고 사람들이 모이게 되자 마을의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했고, 마을축제로 마을학교로 공동체 주거로 마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못했을 일들이다. 모기동 ‘카페마을’은 마을에서 공동체 공간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카페를 나서는데 어린아이들이 익숙하게 카페로 들어간다. 아이들의 밝은 모습에서 모기동의 미래를 그려본다.

건축가·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e-mail 김낙중 기자 / 사진부 / 부장 김낙중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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