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군이 지난 7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대엽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6월 30일 국회 청문회장을 나서는 모습. 조 후보자는 개인신상에 대한 비판에 자진사퇴했다. 뉴시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2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키워드로 살펴본 정책평가
협치 외면에 “쇼통”비판 받아
北-美 공방‘코리아패싱’우려
최저임금 1만원 등 주요정책
‘생산성 혁신 없는 성장’우려
탈원전·법인세 인상 반발 커
진보측 ‘촛불 청구서’ 과제로
‘5대 비리 전력자’ ‘적폐청산’ ‘대북정책 운전대’ ‘경제 민주주의’‘촛불 청구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가장 많이 회자됐던 단어 중 일부다. 취임 100일을 맞은 문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7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평가가 담긴 단어 속에는 앞으로의 우려가 내포돼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각 분야 키워드를 통해 문재인 정부 100일을 평가해 본다.
◇‘5대 비리 전력자’ 인사 배제 = 정부 초기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인사 분야에서는 ‘5대 비리(병역기피·부동산 투기·세금 탈루·위장전입·논문 표절) 전력자 공직 배제’ 원칙이 가장 큰 논란이 됐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 야심 차게 내놓은 인사들의 위장전입 경력 등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대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5월 26일 “저희가 내놓는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수정된 원칙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야당은 청와대의 이런 태도를 두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꼬집고 있다. 인사와 관련해선 노무현 정부에 이어 코드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면 무조건 된다는 ‘노무현 프리패스 인사’라는 말도 등장했다.
◇‘적폐청산’ 논란 계속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을 제1호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는 제1호 국정과제로 이어졌다. 주요 공약 중의 하나였던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는 설치하지 않기로 수정됐지만, 부처별로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져 활동하게 된다. 특히 적폐청산 국정과제 속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공소 유지 철저’가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도 취임한 지 이틀째인 지난 5월 11일 직접 “국정농단 사건을 제대로 수사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는 등 이 사건에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전 정부 정책 뒤집기와 사정 등 과거 정부와 비슷한 모습도 나타났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 업무지시라는 이름으로 국정교과서 폐기 등을 처리했다. 4대강 감사 지시는 대통령의 권한 밖이라는 법 위반 논란이 일었고,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에 독립기관인 검찰총장까지 참석하도록 해 검찰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대북정책 운전대’ VS ‘코리아 패싱’= 대통령이 되기 전 ‘안보가 불안한 후보’라는 말까지 들었던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성적표에는 아직 의문을 나타내는 시각이 많다. 취임 직후 가장 큰 화두였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관련해선 보고 누락 문제를 제기해 미국 측과 마찰이 일기도 했지만, 결국 적법한 절차를 거친 뒤 배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에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지난 6월 말 한·미 정상회담 이후 문 대통령은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하겠다”며 이른바 ‘대북정책 운전대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호응하지 않고 문 대통령 취임 이후 7번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두 차례 시험발사 이후 미국과 북한은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공방 속에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오히려 힘을 받는 상황이다.
◇‘경제 민주주의’ 실험 = 문 대통령은 ‘6·10 민주항쟁’ 30주년 기념사에서 ‘경제 민주주의’를 화두로 꺼내 들었다. 문 대통령이 추구하는 소득 주도 성장, 최저임금 1만 원 등 주요 정책은 이 단어에 함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양극화를 줄여 국민의 경제적인 삶을 보장해 주는 민주주의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저소득층 임금을 올려주는 방식의 경제성장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던 실험에 가깝다. 생산성 혁신 없는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는 증세를 최대한 억제한다고 했지만, 결국 ‘부자증세’라는 이름으로 초대기업·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안을 내놨고, 다주택자 규제 중심의 부동산 대책도 발표했다. 임기 초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중단 카드를 꺼내 들어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소통’의 리더십 = 문 대통령 고공 지지율의 원천은 전임 대통령과 크게 비교되는 소통 방식이라는 분석이 많다.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거리낌 없이 ‘셀카’를 찍고, 청와대 회의에서 커피를 직접 타 마시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국회와의 협치는 등한시하고 ‘쇼통’을 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비판한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임기 초와 같이 소통 태도의 변화만 가지고는 지지율을 유지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보 진영에서 이른바 ‘촛불 청구서’를 계속 요구하고, 보수 진영에서는 탈원전과 법인세 인상 등 주요 정책에 대해 강력한 반대 블록을 형성하고 있다. 앞으로 양측의 압박을 어떻게 돌파해 나갈지가 문재인 정부의 큰 과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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