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현안 사업, 줄줄이 ‘제동’

타당성 조사 경제논리에 밀려
울산 산업박물관 사실상 무산

환경부 심의 일정 못잡은 탓에
흑산공항도 연말 착공 불투명

울산·전남 등 영호남의 현안사업들이 중앙정부의 규제와 심의에 막혀 줄줄이 무산되거나 제동이 걸리고 있다.

18일 울산시와 전남도에 따르면 울산시가 산업도시로서의 자긍심 고취와 산업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2011년부터 추진한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최근 기획재정부의 국립산업기술박물관 건립사업의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추진 의지, 준비 정도 등 정책적 분석은 높게 평가됐으나 평가항목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성 분석에서 비용편익비율(B/C)이 1 이하(0.16)로 나타난 것. 울산시 관계자는 “전 대통령의 공약사업이었음에도 단순히 경제성 논리로 사업 추진이 무산된 것은 행정의 일관성 및 신뢰성을 참작할 때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전남 신안 흑산공항도 연내 착공하려던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우선협상대상자인 금호 컨소시엄은 지난 10일 흑산공항 기본설계안을 서울지방항공청에 제출했다. 기본설계가 다음 달 열릴 예정인 국토교통부 건설기술 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금호는 설계 적격자로 인정받아 조달청과 예비계약을 한다. 실시설계는 120일가량 걸릴 예정이어서 국토부와 금호 측이 절차를 서둘러 순조롭게 진행해야만 연말 착공이 가능하다. 환경부 심의도 선결돼야 한다.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계획 변경안 심의에서 철새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며 보류 결정을 내린 뒤 아직까지 심의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와 신안군 등은 조속한 심의를 촉구하고 있다. 흑산권역 개발 추진협의회는 주민 62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달 환경부, 국토부 등에 조기 착공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신안=정우천 기자 sunshine@,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