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군사·경제 레버리지 동시에 꺼내들어 對北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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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러 추가제재’ 의미

국무·국방부에 재무·법무부
이례적으로 4개부처 총동원
대화-돈줄죄기 등 强穩 병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2일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경제·외교·군사적 레버리지(지렛대)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일종의 전방위 압박·관여 카드로, 대북정책 주무부처인 국무·국방부뿐 아니라 재무·법무부까지도 이례적으로 총동원됐다. 이는 현행 전방위적 압박·제재가 중국·러시아의 협조 부족으로 실패한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제3국 기관·개인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 본격 실행, 더 나아가 군사적 행동도 불사하겠다는 경고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전방위 압박·제재를 통해 북한 돈줄 죄기부터 대화·협상, 필요하다면 군사적 행동까지 모든 옵션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듯했다. 먼저 재무부가 중국·러시아 등의 기관 10곳과 개인 6명을 대북제재 대상에 추가, 경제적 레버리지를 적극 활용했다. 재무부는 올 들어 4차례 대북제재 대상을 추가한 데 이어, 이날 신규 지정 대상에 대해서도 △북한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 관여 △북한과의 석탄·석유 거래 △북한 해외 노동자 송금 협력 △제재대상 북한 기업의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 지원 등 명확한 근거를 달았다. 중국의 단둥리치어스무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대상인 북한 금산무역회사와 거래했고 나미비아의 만수대해외프로젝트건축기술서비스는 사실상 북한의 해외 노동자 송출기관이라는 식이다.

이와 별도로 법무부도 이날 이례적으로 북한 금융기관의 돈세탁에 관여한 중국·싱가포르 기관 3곳에서 1100만 달러를 몰수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100만 달러 청구액은 미국 정부가 북한과 관련해 추진한 소송 중 가장 큰 규모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법무부는 이들 기업을 상대로 민사소송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최근 대북 예방전쟁을 언급하고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존 하이텐 전략사령관·새뮤얼 그리브스 미사일방어청장 등 미군 수뇌부 3인이 이날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참관한 뒤 이례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것도 북한에 강력한 군사적 경고를 날린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북한의 협상장 복귀 유도가 임무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북한이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자제를 보여준 데 대해 만족한다”며 외교적 해법 가능성도 열어놨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