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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파워인터뷰 게재 일자 : 2017년 08월 25일(金)
20년간 해비타트서 집짓기 봉사… 요즘엔 케냐서 과학원 설립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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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원자력대학원대학교 집무실에서 1960년대 태릉 원자력연구소에 미국 실험용 원자로를 설치하던 장면을 담은 기념액자를 가리키며 당시 에너지 자립 의지를 설명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정 前장관의‘봉사의 삶’

정근모 박사의 인생 제2막을 관통하는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봉사’일 것이다. 그는 1994년 한국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초대 이사장을 지낸 데 이어, 1997년 제4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도 역임했다.

2000년대 들어 호서대와 명지대 총장을 거친 후 다시 2015년까지 한국해비타트 이사장을 한 번 더 맡아 약 20년간 집짓기 봉사에 매진했다. 평생을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살며 직접 실천해온 그로서는 당연한 귀결일 수도 있겠다. 정 박사에게 사회 지도층과 어린 후배들에게 봉사를 주제로 한 말씀 해달라고 부탁하자 신앙을 기반으로 한 답변을 내놓았다.

“결국 삶의 목적이 뭐냐 이거죠. 과학자로 성공, 고위직 출세, 세상의 명망? 아뇨, 그냥 믿음을 갖고 예수가 말하는 삶을 살고 싶은 것뿐이에요. 저도 1982년에 진정한 기독교도로 거듭났죠.(‘Born again christian’이라고 표현했다) 전에는 그냥 교회만 다니는 사람이었어요. (어떤 극적 계기가 있었는지 재차 확인해봤지만 당시 중병에 걸린 아들에게 신장을 이식해줬던 일화만 책에서 확인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삶의 가치, 영적 세계의 핵심은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경하고, 사랑하는 겁니다. 둘째는 가르침을 받은 대로 이웃을 사랑하는 일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데, 이웃을 사랑하는 게 뭐냐? 말만 사랑이 아니라 박애와 봉사입니다. 봉사, 그러니까 적십자사는 행동하는 사랑이라고요. 우리 사회의 가진 사람들이 이웃을 사랑하는 액션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해비타트란 게 러브인액션입니다. 그래서 집짓기를 망치의 신학이라고 합니다.”

1992년 국제 해비타트 운동의 창시자가 한국을 찾았다. 억만장자로 재산을 버리고 1976년부터 전 세계 홈 리스 돕기에 남은 삶을 바치고 있던 미국의 풀러 부부였다. 이들의 권유로 한국해비타트 초대 이사장을 맡게 된 정 박사는 1999년 필리핀에 우리나라 자원봉사자들을 이끌고 가서 집짓기를 대대적으로 벌였다. 이어 2001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에도 집짓기 봉사가 크게 알려지고 정착하기에 이르렀다. ‘한 사람이 너무 오래하면 안 되겠다’ 싶어서 2014년 해비타트 이사장직을 내려놨다는 정 박사는 최근 케냐에 과학원을 창설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직접 한국과학원(지금의 카이스트)을 설립해본 경험을 살려 제3세계 국가에 ‘교육 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그는 말한다. “이미 한국 하면 외국에 많은 희망을 줘요. 그래서 케냐에 과학원 짓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케냐 사람들 똑똑해요. 두뇌 하나로 일어서려던 옛날 우리 같죠. 제가 걱정하는 건 우리 사회가 너무 물질적으로 쏠려 있지 않나 하는 겁니다. 아무것도 없이 지금까지 이룬 경험을 되살려 이제 이웃을 돌아볼 때입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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