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미사일 日 통과…韓美日 실효성 있는 응징 나설 때

북한이 29일 오전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해 홋카이도 동쪽 태평양에 떨어졌다. 미사일 도발의 강도가 또 한 단계 높아진 것이다. 이런 현상적 분석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의 대북(對北) 유엔 제재가 실효성이 거의 없음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김정은의 폭주를 막으려면 국제사회도 더 이상 ‘결의안’이 아니라 실력 응징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젠 북한 도발이 있을 때마다 규탄하고, 한반도에 전략 자산을 전개하고, 유엔 결의를 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동참에 목매는 방식에만 매달릴 수 없다. 북한에 내성만 키워준 셈이 됐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적극 협력해 실효성 있는 응징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할 때다.

한·미·일 3국은 당장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첫째, 요격을 포함해 군사적 대응도 구체적으로 검토할 때다. 이를 위해 미사일 탐지·추적·요격 등 한·미·일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미 미·일이 진행 중인 방어 시스템 공동 개발에 한국의 참여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대북 경제 제재가 김정은 체제를 흔들 만큼 강력하도록 해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차단해야 하며, 중국이 협력을 거부하면 한국의 전술핵 도입 등 핵무장, 중국에 대한 경제 제재와 세컨더리 보이콧 확대 등도 불사해야 한다. 셋째, 한국도 강력한 대북 독자 제재를 시작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계기로 지난달 29일 사드 임시 배치, 독자적 대북 제재 등을 공언했으나 아직 빈말에 그치고 있다.

그런데 문 정부의 대응은 그 흐름이 다르다. 북한 도발에 대해 ‘저강도’ 운운하며 대화·제재 병행을 계속 주장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으나 문 대통령은 참석하지도 않았다. 북한과 중국으로부터 무시당하고, 미국과 일본의 논의 구조에서 2선으로 밀리는 측면이 있다. 북한 로동신문은 문 대통령을 향해 “주제 넘은 잡소리”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9일 신속히 통화를 하며 대북 압박을 강화키로 했다. 문 정부는 이제라도 김정은 실체를 제대로 보고 ‘북 체제를 흔들 만큼의 제재’에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