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地代, 양극화의 원천…농지개혁에 버금 가는 개혁해야”

- 추미애 교섭단체 대표연설

“조세제도, 임대소득에 관대
부동산 과다 보유세 도입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경제 시스템의 전면적 개편을 강조하면서 지금까지 추진해 온 재벌 개혁 외에 ‘지대 개혁’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내걸었다. 부동산을 과다 보유한 소수 국민과 임대 사업자 등이 대규모 불로소득을 취함으로써 소득주도 성장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린다며 이른바 ‘지대 추구형 경제’를 근본부터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노태우 정부가 시도했던 토지공개념에 버금가는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추 대표는 이날 “모든 불평등과 양극화의 원천인 ‘고삐 풀린 지대’를 그대로 두고서는 소득주도 성장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면밀한 조사로 징세 강화 △초과다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도입 △부동산 임대사업자에 대한 불필요한 공제 축소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추 대표는 이를 지난 1950년 3월 이승만 정부에서 조봉암 농림부 장관이 추진했던 농지개혁에 비유하면서 “농지개혁에 버금가는 지대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또 “정치보복이라는 마타도어로 적폐청산 요구를 막을 수 없다”며 적폐청산을 최우선 순위로 내세우면서 검찰·재벌·공영방송 개혁을 강조했다. 검찰 개혁을 위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 등을 거듭 주장했다. 대기업을 겨냥해서는 징벌적 손해 배상제 도입, 불법과 갑질을 반복해서 저지른 오너에 대한 경영 참여 제한, 순환출자와 지주회사에 대한 엄격한 규제 등을 주장했다. 공영방송 개혁과 관련해서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법과 제도로 보장하는 게 민주당의 일관된 주장”이라며 ‘방송 장악’이라는 야당의 비판을 일축했다.

추 대표는 이어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 가칭 ‘양극화해소위원회’를 두고 양극화 평가 지수 등을 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내수 진작을 위해 오는 추석 연휴 직전의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