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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05일(火)
재깍거리는 北核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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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충신 정치부 부장

“북한은 주변 국가로부터 정권을 유지할 식량과 석유를 얻어 내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핵무기를 사용한다. 이것이 북한 ‘핵전략’ 요체다. 북한은 자국의 취약점을 억지력으로 이용하는 전략을 통해 자국의 국가적 존립을 한국 및 일본의 존립과 연계시키기 때문이다.”

미국의 핵전략가인 폴 브래큰 예일대 교수는 2014년 펴낸 ‘제2차 핵시대(The Second Nuclear Age)’에서 북한의 핵전략과 관련, “식량과 에너지, 빈곤, 정치적 정당성 측면에서 북한의 약점은, 설령 북한이 궁극적으로 패하더라도 한국의 상당 부분을 파괴할 수 있는 대량파괴무기(WMD) 및 대규모 병력과 결합되는 순간 기묘하게도 강점으로 돌변한다”고 분석했다. 그로부터 3년 만에 북한은 6차 핵실험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핵 완성 단계에 진입했다. 미국의 기대에 역행하는 2차 핵시대의 필연적 도래를 예언한 브래큰 교수가, 전 세계가 막지 못해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 실전 배치로 주목받고 있다. 2차 핵시대란, 미·러·중·프·영 등 5개국이 핵 방아쇠를 쥐고 있던 냉전 시대 1차 핵 시대의 핵 독점이 붕괴되고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 등 ‘이류 핵보유국’이 핵으로 무장한 시대를 일컫는다. 브래큰 교수는 2차 핵시대에 편협하고 의심 많은 지도자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핵전쟁의 기폭제가 될 무시무시한 핵 시한폭탄 위험성에 경고음을 발했다.

최근 만난 중국의 정보기관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1세기 아시아의 피델 카스트로를 꿈꾸는 것 같다’는 독특한 분석을 내놓았다. 주변 국가에서 김정은을 핵 광기와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정통성 약한 젊은 지도자의 이미지로 폄훼하는 것과 달리, 김정은은 앞으로 5년, 길게는 10년 내에 세계의 권력 판도가 바뀌리라는 야심찬 생각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즉, 세계의 스트롱맨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권좌에서 물러나게 되고 김 위원장 혼자 장기집권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브래큰 교수는 북한의 핵 광기를 ‘이웃집 거실에서 자살하기’에 비유했다. 그는 “북한은 동북아 전체라는 커다란 거실에서 자기 머리에 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기겠다고 위협하는 셈”이라며 “북한의 전략은 WMD를 이용해 내부의 약점과 외부의 압박을 직결시키는 것으로,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김정은 핵전략의 요체”라고 분석했다. 브래큰 교수는 “매우 위험한 게임으로, 지나친 압박을 받으면 정말 방아쇠를 당길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위해 북한은 끊임없이 긴장 국면을 조성할 것”이라며 “북한은 게임의 규칙을 과거처럼 재래식 군사력의 균형 유지가 아니라 ‘위험 관리의 경쟁’으로 바꿔놓았다”고 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4일 “북한이 전쟁을 구걸하고 있다”고 격앙된 표현을 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6·25전쟁 후 최대 국가적 시련인 김정은의 위험한 핵 시한폭탄을 멈추게 할 시간이 촉박하다. 5000만 민족이 핵 인질로 사로잡힌 만큼, 재깍거리는 핵 시한폭탄을 멈추기 위해 진보·보수, 여야가 중지를 한데 모을 때다.

csjung@
e-mail 정충신 기자 / 정치부 / 부장 정충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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