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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7년 09월 13일(水)
뜨끈한 닭국물 탱탱한 면발… 후루룩~ 속이 든든 ‘안동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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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고기 육수에 끓여낸 안동칼국수. 따뜻한 국물음식이 생각나는 계절, 보기만 해도 마음속 허기까지 채워준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서늘해졌다. 이렇게 겉옷을 걸치기 시작할 무렵이면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생각난다. 수많은 국물 요리 중에서도 빠르고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국수 요리다. 국수는 밀, 메밀, 전분 등 다양한 재료로 반죽을 만드는 만큼 메밀면, 쌀면, 칼국수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면 요리인 칼국수는 만들기도 쉽고 냉장고에 남은 다양한 재료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더욱 좋다. 해안 지역에서는 바지락을 이용해 칼국수를 많이 끓이는데, 바지락칼국수는 시원한 감칠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만이다. 농사짓는 시골에서 닭을 이용해 끓인 닭칼국수는 닭고기의 기름기로 인해 면발이 더 쫄깃하고 국물은 걸쭉하고 진하다. 산간 지역은 버섯을 이용한 버섯칼국수를 즐긴다.

면 모양에 따라 칼국수는 이름을 달리 부르는데, 길게 썰어서 만들면 ‘칼국수’, 반죽을 손으로 뜯어서 만들면 ‘수제비’, 칼국수와 수제비 면을 함께 넣어서 만들면 ‘칼제비’라고 한다. 길게 썰어서 만드는 현재의 칼국수 조리법은 1930년대 이석만이 펴낸 간편조선요리제법(簡便朝鮮料理製法)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밀가루에 소금을 조금 뿌린 다음 물을 넣고 오랜 시간 반죽하고, 더 쫄깃한 식감과 맛을 내기 위해 반죽 후에는 홍두깨(방망이)로 얇게 밀고 여러 번 접어 칼로 가늘게 썰어 면을 만들었다.

칼국수를 포함한 국수 요리는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즐기는 음식이다. 기원전 5000년 전부터 아시아에서 시작돼 동양보다는 서양에서 발달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만들어 먹었을 것으로 추측되며 기록에서 보이기 시작한 것은 고려시대 때부터다.

고려에 왔던 송나라 사절 서긍(徐兢)이 지은 고려도경(高麗圖經)에 의하면 중국 사신의 상차림에 제일 먼저 국수를 차려 낸 것으로 돼 있다. 고려시대 역사서인 고려사(高麗史)에도 ‘제례에 국수를 썼고 절에서는 국수를 만들어 팔기도 하였다’고 전해진다.

면 요리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리나라 토종밀인 ‘앉은뱅이 밀’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앉은뱅이 밀은 키가 작아 강한 바람에 잘 견디고 일반 밀보다 병충해에 강해서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기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또 일반 밀보다 글루텐 함량이 적어 소화가 잘되고 맛도 좋으며 더 고소해 개인적으로 국수를 만들 때 많이 이용한다.

앉은뱅이 밀은 비영리국제기구인 슬로푸드 국제본부가 진행하고 있는 전통 음식과 문화 보전 프로젝트 ‘맛의 방주(Ark of Taste)’에 등재된 밀가루이기도 하다.

한편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밀가루를 이용한 국수문화가 다양하게 발전해 왔는데, 특히 경북 안동 지역은 밭농사를 많이 지어 생콩가루를 이용한 요리가 상당히 많고 국수 밀가루 반죽에도 역시 콩가루를 넣었다. 반죽에 콩가루를 넣으면 면이 고소하면서 부드럽고 영양적으로도 단백질이 보충돼 더욱 좋다. 반죽할 때나 조리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구수한 콩 냄새도 입맛을 자극한다.

얼마 전 아이들과 아내가 칼국수를 만들어 달라고 해서 냉장고에 든 닭고기가 떠올라 안동칼국수를 만들기로 했다. 믹싱 볼에 앉은뱅이 밀로 만든 밀가루를 붓고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을 위해 콩가루도 넣어 반죽을 했다. 냉장고에 넣어 잠시 발효를 시켜놓고 30분 뒤 얇게 반죽을 밀어 칼국수 면을 만드는데, 아이들은 옆에서 반죽을 가지고 논다고 바쁘고 아내는 따라다니면서 치운다고 바쁘다. 절로 웃음이 나면서 이런 순간이야말로 삶의 행복을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일상의 단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닭 한 마리 깨끗이 씻어 압력솥에 안치고 끓여 살과 뼈를 나누고 여기에 칼국수를 끓였더니 아이들이 맛있다고 감탄을 연발하며 두 그릇씩 먹는다. 쫄깃한 면발에 고소한 콩 국물을 더한 안동칼국수는 요즘 같은 초가을날 가족 식탁에 올리면 다 같이 푸짐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별미로 제격이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보세요


재료(4인분 기준)



닭 1마리(800g), 계란 2개, 실고추, 채 썬 김, 대파, 마늘, 통후추, 반죽(앉은뱅이 밀가루 3과 1/2컵, 생콩가루 1/2컵, 물 3/4컵, 소금 1/2작은술), 고명(실고추, 깨소금 조금, 애호박 1/3개, 계란 1개), 닭고기 양념장(소금 약간, 다진파 2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참기름 1큰술, 깨소금 2작은술), 육수(1인분 기준: 육수 3컵, 국간장 1/2작은술, 소금 1/2작은술)



만드는 법

1. 볼에 밀가루와 생콩가루를 함께 넣고 물을 부어 가면서 반죽을 오랜 시간 치댄다. 반죽은 위생팩에 담아서 30분간 숙성시켜 둔다. 숙성된 반죽을 방망이로 밀어 0.3㎝ 폭으로 가늘게 썰어준다.

2. 냄비에 물 3ℓ를 넣고 손질한 닭과 대파, 마늘, 통후추를 넣어 30~40분 끓인 뒤 육수를 식혀 면보에 걸러준다. 갖은 양념을 하여 무친다.

3. 애호박은 곱게 채 썰어 소금에 절인 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볶는다.

4. 계란은 노른자를 분리한 후 황백지단을 부쳐 채를 썰어놓는다.

5. 닭고기는 찢어서 소금 약간, 다진파 2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참기름 1큰술, 깨소금 2작은술을 합한 양념에 버무려 준다.

6. 육수가 팔팔 끓어오르면 칼국수 면을 넣고 끓여준다. 면이 익으면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해주고 그릇에 국수를 담는다.

7. 6의 국수 위에 닭 국물을 부은 다음, 황백지단 채, 실고추, 채 썬 김, 닭고기 무친 것을 얹어 낸다.



조리 Tip

1. 칼국수 면을 닭 육수에 넣기 전 끓는 물에 한 번 데친 후 닭 육수에 넣고 끓이면 더욱 담백한 안동칼국수 맛을 느낄 수 있다.

2. 안동칼국수에 들깻가루를 넣어서 먹으면 더 고소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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