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 2·3 야당>與러브콜에 親安-호남 나뉘는 국민의당

安측, 양당 협의체 제안 관련
“우리 당 장난감처럼 흔드나”

호남중진 “민주와 공조 필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국민의당과의 공조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이 여권과 ‘거리두기’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부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선거구제 개편 등 국민의당의 숙원을 연결고리로 러브콜을 보내면서 당내 호남 중진들이 여권에 우호적으로 돌아서는 등 국민의당 내 원심력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25일 김 대법원장 인준 과정에서 찬·반 의견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데 대해 해명하면서 당시 권고적 찬성 당론 채택을 요구한 호남 중진들을 향해 날을 세웠다. 안 대표는 이날 SNS 메신저를 통해 소속 의원들에게 “(자유투표 방침을 고수하지 않았으면 국민들은 국민의당이) 좌고우면하다 마지막 순간에 또 일관성을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호남 중진들을 겨냥해 이낙연 총리 인준 과정에서 확실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다가 결국 여당 편에 서 ‘2중대’ 비판에 직면했던 상황을 거론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어 “대법원장 후보에 대해 찬·반을 밝혔다면 앞으로 계속되는 인사투표에서 매번 찬·반을 밝히라고 요구받을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국민의당과의 협치 시스템 구축 시도에 대해서도 안 대표 측은 선을 그었다. 당 대표 및 원내대표(2+2), 또는 정책위의장(3+3)까지 포함하는 상시 협의체 아이디어가 민주당에서 흘러나오는 데 대해 안 대표 측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을 장난감처럼 잡고 흔들어선 곤란하다”고 했다.

반면 호남 중진들은 집권 여당의 전향적 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는 입장이다. 한 호남 지역구 의원은 “당의 최대 선결 과제인 선거구제 개편을 위해서라면 민주당과 공조를 먼저 이뤄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