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에 再하청’ 안전 점검 부실, 의정부 타워크레인 참사 불렀다

부품 노후화 결함 집중조사
내달 외아들 결혼식 앞두고
안타깝게 목숨 잃은 50代도

경기 의정부시 공공임대 아파트 신축공사장 타워크레인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의정부경찰서는 11일 이번 사고가 노후화된 타워크레인 기계부품 결함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공사관계자를 불러 조사 중이다. 경찰은 또 시공사 K산업으로부터 하청을 받은 B크레인 전문업체가 다른 C업체에 재하청을 준 사실을 밝혀내고 작업 근로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타워크레인의 마스트(기둥 격자)가 22층 부근에서 부러지고 지브(탑 위 회전 가로 격자)가 무너지면서 구조물이 아래로 떨어진 점을 중시, 마스트와 마스트, 마스트와 지브를 연결하는 핀과 연결 볼트가 노후화돼 마모됐거나 부식돼 붕괴된 것으로 보고 타워크레인 검사서류와 작업일지를 확보하는 등 기계 결함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C업체가 설치한 타워크레인이 20년이 넘은 노후화된 설비인데다 마스트 연결 부위가 자주 고장 나 부품을 교체, 사용했다는 진술을 현장 작업 근로자로부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0일 오후 1시 36분쯤 의정부시 낙양동 민락2지구 용암마을 12단지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해체 작업 중이던 타워 크레인의 기둥(마스트)과 가로대(지브)가 차례대로 붕괴되면서 염모(49) 씨 등 근로자 3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특히 김 모(56) 씨는 동료들의 안전장비까지 꼼꼼히 챙기는 등 주요 크레인 건설 현장에서 30년 동안 일해온 베테랑으로 다음 달 외아들 결혼식을 앞두고 위험한 인상작업을 도맡아 하다가 숨진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의정부 = 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