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原電 백지화’ 영덕·울진 民心 부글

- ‘탈원전 정책 고수’ 후폭풍

상권 위축… 지역경제 타격
일자리도 대거 사라질 위기

“정부 정책, 이상한 방향으로
손실 막심, 강력 대응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조속 재개와 함께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를 중심으로 한 탈원전 정책 기조를 재천명하면서 신규 원전 건설 예정지역인 경북 영덕과 울진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들 지역 주민들은 원전 건설로 높아졌던 지역발전 기대감이 물거품이 될 것을 우려하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덕군에선 천지 원전 1·2호기(2026년 준공), 울진군에선 신한울 3·4호기(2022년 준공) 건설을 위해 각각 부지 매입과 실시 설계가 진행되다 새 정부 들어 지난 5월 중단됐다.

23일 이들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영덕군은 그동안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해 피해를 입었다며 대안 국책 사업을 정부에 요구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피해에 따른 지원사업 준비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주들도 중단된 부지 매입을 계속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조혜선 천지 원전 지주총연합회 회장은 “한국수력원자력은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하든, 뭐를 하든 부지를 매입해 피해에 대한 응분의 보상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오는 30일 국회 앞에서 천지 원전 건설도 공론화할 것과 보상 등 해결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영덕군 석리 일대를 천지 원전 1·2호기 부지로 고시했으며 한수원은 전체 부지 1682필지 가운데 264필지에 대해선 보상을 마친 상태다. 영덕군도 정부로부터 특별지원금 380억 원을 받았지만 이마저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울진군도 북면과 죽변면 일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이 중단되면 주민지원사업비 2600억 원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지역과 협력업체 직원 2200여 명도 일자리 잃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원전 건설 인력 유입에 대비해 지은 주민들의 원룸 등의 공실화와 상권 위축도 우려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지역 현안 협의체 관계자는 “새 정부의 탈원전 불똥이 이상한 방향으로 튀었다”며 이미 8년 전 원전 건설예정지로 정부가 고시한 상태이고 주민들이 원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공사는 진행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북면과 죽변면 주민들로 구성된 울진군 탈원전 반대 범대책위원회 이희국 공동위원장은 “정부가 탈원전 로드맵을 내놓아도 경제적 손실은 막대하다”며 “주민과 논의해 정부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