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끝없는 ‘내로남불’>또 밀어붙인 청와대… 부실 인사검증 논란 확산

“盧정부 경제정책 실패” 발언도
靑은 “명백한 결격사유 없어”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각종 논란이 터져 나오면서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고질적인 부실 검증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일제히 홍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 이외에도 간단한 검증 절차만으로도 홍 후보가 가진 문제점을 들여다볼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부실 검증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 코드·보은 인사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는 것은 물론, 인사 풀의 근본적인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도 일고 있는 형국이다.

청와대는 홍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검증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사안들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위장전입 사실 등이 확인됐을 경우 이를 먼저 알리는, 이른바 ‘셀프 고백’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지명 직후부터 부적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 후보자가 19대 국회의원을 하던 시절부터 고액 증여로 인한 재산 급증 사실이 많이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조각 마지막 퍼즐 인사가 ‘내로남불’ 인사의 결정판이라는 평가가 바로 나왔다.

홍 후보자 논란은 날로 확대되고 있고, 청와대 책임론도 거론되는 횟수가 잦아지고 있다. 청와대는 현재 논란이 되는 사안을 모두 알고 있었고, 홍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충분히 해명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재산 문제는 충분히 검증했다”며 “문재인 정부 인사에 대해 높은 도덕적 잣대를 요구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랄 수는 있지만, 명백한 결격 사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후보자는 과거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져 검증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 후보자는 지난 2007년 11월 출간된 대담집 ‘한국경제 새판짜기’에서 “참여정부는 가계부채 100조, 200조를 그냥 풀어버렸다”면서 “김영삼 정부에서 썼던 경기부양책보다 훨씬 나쁜 경기부양책”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제 개혁 공약은 사기였다’고 언급한 부분도 있고,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서도 “이미 외국에서 효과가 검증된 부동산 대책을 채택하지 않았다”며 “의지가 없었거나 아니면 부패했다는 건데 실제로는 둘 다”라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2007년 문국현 당시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에 무슨 생각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캠프 정책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누구보다 문 대통령 철학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가 야당의 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낙마할 경우 청와대는 인사 라인 문책론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성진 전 후보자 낙마 당시 이미 ‘인사 참사’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한 달을 넘게 숙고하고도 부적격 논란이 재연되고, 취임 6개월이 넘도록 조각 인사조차 완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여권 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야권에서는 홍 후보자에게 인사청문회 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10일 잠정 합의한 인사청문회가 예정대로 열릴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오는 31일 전체회의를 열어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