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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3일(金)
北 ‘내부 봉기’ 돕자는 태영호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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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연세대 교수 국제정치학

태영호 전 주영 북한공사가 1일 미국 하원에서 증언한 내용은 북한 정권에 대한 강력한 경고였다. 바깥세상에 대한 소식을 북한에 보다 널리 알림으로써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은 이미 적잖은 학자가 지적했던 바와 같다.

그런데도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는 북한을 내부로부터 바라본 시각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우선,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 김정은의 남한에 대한 시각을 소개했다.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에 배치하기만 하면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를 약속할 것이고, 뒤이어 한국을 떠나가는 외국기업과 외국인들의 한국 탈출을 지켜보면서 베트남식 적화통일을 꿈꾼다는 것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재스민 혁명이 한창이던 2010년 무렵, 우리 언론들은 북한에도 ‘아랍의 봄’이 올 것이라 앞다퉈 보도했었다. 재스민 정권 당시 쓰러진 중동국가들과 비교하자면 북한은 너무도 많은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민간인 사찰, 언론 통제, 사법부의 정치 개입, 주민들의 불만 등 정권의 붕괴를 초래할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었음에도 북한이 붕괴하지 않은 것은 촉발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재스민 혁명 때처럼 폭압적인 정부도 있었고 그에 대항하려는 주민들을 감시하는 비밀경찰도 있었지만 궁극적으로 주민들을 결집할 수 있었던 계기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촉발점을 마련해 준다면 어떻게 될까. 2015년 목함지뢰로 시작된 남북한 간 협상을 되짚어보면 어느 정도 실마리가 풀린다. 당시 100만이 넘는 양측 군대가 준(準)전시상태로 대치 중일 때 북한이 원한 것은 군사적 재배치나 긴장 완화가 아니라, 대북 심리전 방송의 스피커 꺼달라는 것이었다. 한·미의 강력한 군사력보다 더 무서운 게 김정은 정권의 몰락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북 심리전이었음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다.

북한과 중동을 비교 연구한 학자들은 김정은 정권의 잦은 숙청(肅淸)과 지도부의 교체가 정권의 불안정성을 표출한다고 지적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서민들보다 권력의 단맛을 본 지도층이 더는 특권을 누리지 못하고 일반 주민으로 전락했을 때 반정부 세력을 이끌게 된다는 것이다. 잦은 숙청을 일삼는 김정은이 아버지인 김정일 시대의 엘리트들을 내치고 자신의 충신들로 바꿔 채우는 과정에서 불만 세력을 양산할 수 있다.

3대 세습의 장본인인 김정은에게 가장 답답한 것은 자신에게 성인인 후계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지금 김정은에게는 이른바 백두혈통을 이어받은 후계자라곤 여동생인 김여정뿐이다. 그만큼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러면 북한의 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간단하다. 우리도 핵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일본은 이미 핵 발전의 사이클을 확보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의 과정에서 생겨난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다시 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런 기술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크게 다르다. 일본은 안 하는 거지만, 우리는 못 하는 것이다. 우리도 핵 개발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수준에는 도달해야 한다.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북핵의 효용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북한만 핵을 가지고 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확연하게 다르다. 남북한 간의 경제력 격차를 알고 있다면 이 게임의 종착역 또한 명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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