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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08일(水)
아동이 행복한 나라 만들 ‘아동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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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모든 아동은 독립된 인격체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며, 국가는 ‘아동 이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행동하고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96개국이 가입한 인권규약인 ‘아동권리협약’의 기본정신이다. 1991년 협약에 비준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많은 부분에서 아동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입양 허가제 도입, 아동정책 기본계획 수립, 아동 학대 처벌법 제정 등 지난 6년간의 아동정책 추진 성과를 담은 국가 보고서를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곧 제출할 예정이다.

이 국가 보고서를 검토하면서, 그동안 정부가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도 남아 있음을 확인하게 됐다. 전 세계 200여 개국 가운데 절반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31개국이, 심지어 우리와 경제력이 수십 배 차이 나는 아프리카 잠비아에서도 모든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대한민국의 아동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알려진 것처럼 아동수당은 단지 부모의 경제적 부담 완화만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다. 오히려 국가와 사회가 아동을 독립적인 주체로서 존중하고 이들에게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해, 아동수당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부조(Public assistance)가 아니라, 가구의 경제 수준과 관계없이 모든 아동의 권리를 인정해 보편적으로 지급되는 사회수당(Social allowance)으로 봐야 한다.

지난 10월 국제 인구 콘퍼런스에 참석한 마쓰야마 마사지(松山政司) 일본 인구문제담당 장관은 “만약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일본의 인구정책 중 어떤 것부터 고치고 싶으냐”는 질문에 “현재 시행 중인 대책을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했을 것이다. 하루라도 먼저 보육과 교육의 부담을 줄이려 했을 것이다. 첫 아이를 낳는 용기를 갖도록 환경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인구정책 추진의 시급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영국에서는 1940년대에, 일본에서는 1970년대에 이미 아동수당이 시행됐다. 아동 존중과 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꽤 오래된 정책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진 뒤에야 아동수당이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에도 도입하지 못한다면 10년 후 여전히 같은 후회를 반복할지도 모른다. 물론 아동수당을 받는다고 갑자기 출산율이 높아지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국가가 아동에게 계속 관심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인식이 형성돼야 부모들의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감이 가벼워질 것이다.

현재 우리 국회에서는 내년도 아동수당 시행을 위한 아동수당법안과 예산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대선에서 주요 정당의 후보들이 모두 아동수당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도입 여부에는 크게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이 행복하고 존중받는 사회, 그리고 양육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기를 기대하는 국민의 바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동수당의 추진 기반인 법안과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정부에서는 2018년 7월부터 모든 0∼5세 아동에게 월 10만 원씩을 지급할 계획이다. 아동수당은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라는 점에서 아동을 수급권자로 정했으며, 보호자의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지급되도록 했다. 미래의 주역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 투자는 차별 없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아동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아동수당이라는 평탄한 기반 위에 차곡차곡 쌓아 올릴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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