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11.24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소설 徐遊記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0일(金)
(1244) 60장 회사가 나라다 - 17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시에라리온 경제비상대책위원장인 서동수는 다음 날 오후 8시 정각에 TV에 나타났다. 이른바 ‘황금시간대’에 맞춰 등장한 것이다. 방송국들은 관심에 비례해서 방영 시간을 정하는 터라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주제는 ‘사드 전쟁에 대한 동성그룹의 입장’이다. 이곳은 서울 영등포의 돼지갈비 식당 안, 식탁에 앉은 손님들이 벽에 부착된 TV를 응시하고 있다. 화면에 비친 서동수는 조금 굳은 얼굴이다. 대통령직에 있을 때 거의 매일 보던 얼굴이었지만 요즘은 뜸했다. 더욱이 뜬금없이 시에라리온으로 날아가 그곳에서 경제를 일으킨다 어쩐다 하는 바람에 안티가 많이 늘어났다. 동성이 중국에서 죽을 쑤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서동수가 기자와 인사를 나눌 때 손님 하나가 불쑥 말했다.

“저 양반 지금 뭐하는 거야? 아프리카에 가서 남의 나라 일 봐줄 때야?”

그때 일행 하나가 대답했다.

“아따, 놔둬라. 거기 혼혈 미녀가 많단다. 이제 재미 좀 봐야지.”

“맞아, 많이 참았지.”

옆쪽 사내가 킥킥 웃으면서 맞장구를 쳤을 때 기자가 서동수에게 물었다.

“동성유통이 중국에서의 매장 폐쇄로 곧 부도가 날 것이라는 소문이 증권가에 떠돌고 있습니다. 주가가 대폭락했고요. 서 회장께서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실 겁니까?”

“난 중국 내 매장 건물과 매장 부지까지 모두 중국 정부에 증여하겠다고 통보했습니다.”

서동수가 차분한 얼굴로 말했다.

“동성유통이 부도가 나더라도 실업자는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모두 계열사에 분산 고용될 테니까요.”

“엄청난 피해를 보셨지 않습니까? 억울하지 않으세요?”

“우리도 정부가 있으니까요.”

서동수가 말하자 기자는 눈을 가늘게 떴다. 50대의 기자는 시사 토론 등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인사다. 기자가 바로 물었다.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도 정부가 있다니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아니죠.”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머리를 젓자 기자가 다가앉았다.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자세다. 그때 아까부터 벼르고 있던 ‘안티’ 서동수 손님이 나섰다.

“정부가 어쩌라는 거야? 다 제가 저질러 놓고서는, 잘되면 제가 잘한 것이고 안 되면 조상 탓이야?”

그 말에 대답하는 것처럼 서동수가 똑바로 손님들을 보았다.

“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조금 과장된 표현 같지만 한국 대사관이나 같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면서 외국 사회와 직접 연결되는 터라 오히려 대사관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서동수가 안티 손님을 똑바로 보았기 때문에 식당 안이 조용해졌다. 모두가 숨만 들이켰을 때 서동수의 말이 이어졌다.

“따라서 한국 기업은 바로 국가입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는 한국을 가차 없이 유린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홍위병을 내세워 한국 기업을 말살하려고 했습니다. 이것은 한국이라는 국가를 말살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래서…….”

기자가 끼어들려고 기를 썼지만 서동수가 손을 들어 막았다. 서동수의 기세에 눌린 기자가 입을 다물었다. 서동수가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기증한 중국 동성의 매장과 부지가 박물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다른 기업은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겠지요. 이것이 동성의 입장입니다.”

※ 문화일보는 소설 ‘서유기’의 글과 삽화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포털 상에서 블로그 등에 무단 사용하는 경우 인용 매체를 밝히더라도 저작권법의 엄격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많이 본 기사 ]
▶ 내 뜻과 다르면 적폐?… 度넘은 김관진 석방 판사 ‘집단린..
▶ 이국종 “몸부림쳐 수술해도…난 10억 적자 원흉이었다”
▶ “뛰어온 北추격조 숨 헐떡여 급소 못 맞혀… 천운”
▶ 세월호 가족 “작은뼈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
▶ 박한별, 깜짝 고백…“임신 4개월, 혼인신고도 마쳐”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신광렬판사 과도한 비판 글 다음 아고라 메인이슈 올라 무죄선고 내린 것도 아니고 불구속상태 재판하라는건데 “돈에 취한 짐승” 인격모독 신상공개해 조롱·욕설 난무 송영길의원 “우병우와 동향” 일부 정치·법조..
ㄴ 김관진, 구속적부심서 석방… 與 “이해못할 결정” vs 野 “현명..
안철수 “왜 싸가지없게 말하는데” 막말 논란
최순실 “사형시켜달라” 오열… 휠체어 타고 퇴..
검찰, 우병우 휴대전화·차량 압수수색…불법사..
line
special news 박한별, 깜짝 고백…“임신 4개월, 혼인신고도..
배우 박한별(33)이 SNS를 통해 결혼과 임신 소식을 동시에 깜짝 공개했다.박한별은 24일 자신..

line
“뛰어온 北추격조 숨 헐떡여 급소 못 맞혀… 천..
1등급 컷 1~2점 상향 전망… 중·하위 ‘눈치싸움..
韓 월성1호기 조기폐쇄 나섰는데… 日은 40년..
photo_news
이국종 “몸부림쳐 수술해도…난 10억 적자 원흉이었다”
photo_news
北, 병사 넘어온 JSA 군사분계선 근처에 도랑 파…재발방..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254) 61장 서유기 - 7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요즘 시골 남자들
mark인공지능 로봇
topnew_title
number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해범 심천우 사형 구..
세월호 가족 “작은뼈 나올 때마다 알리지 말..
길고양이 사료에 쥐약 슬그머니… 잔인한 동..
“갑자기 이별”… 앙심 품고 전남친 외제차·오..
10년 사귀다 헤어진 중년 남녀 모두 숨진 채..
hot_photo
브라질 호비뉴, 伊서 性폭행 혐의..
hot_photo
김도연·여름·다영, 수능 고사장으..
hot_photo
방탄소년단 ‘호르몬전쟁’ 뮤비도..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