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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7년 11월 13일(月)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캐디 탓… 핑계엔 해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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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아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리 트레비노가 2012년 한 이벤트 대회에서 어프로치 샷이 성공하자 손을 내밀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미국 크론 닷컴 제공
핑계는 자기 얼굴에 침 뱉기

술·스윙교정·클럽교체·캐디 등
자신이 안되는 것에 갖가지 구실

변명거리 찾는 골퍼들의 심리는
귀인의 오류 중 ‘자기고양 편향’

‘장돌뱅이 골프도사’ 리 트레비노
농담반 진담반 캐디 폄하하기도


골프를 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라운드하기 위해서일 것이리라. 가끔 라운드하다 보면 이러한 꿈은 물론이거니와 기분이 확 깨질 때가 있다. 동반자 중 누군가가 18홀 내내 자신의 샷에 대해 핑계를 댈 때다.

카트를 타고 출발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어제 헬스 코치가 너무 무리하게 운동을 시켜 어깨 근육이 뭉쳤다느니, 술을 많이 마셨다느니 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생각대로 샷이 안 되면 스윙을 고쳐서, 그립을 새로 잡아서, 골프 클럽을 교체해서, 골프장이 어떻다느니 온갖 구실을 댄다. 어떤 경우에는 애꿎은 캐디를 쥐 잡듯 한다. 거리를 잘못 불러주었느니 퍼팅 라이를 잘못 보았다느니 방향을 잘못 알려주었다느니 하면서. 이런 주말 골퍼들이 의외로 많다.

우리나라 주말 골퍼들의 변명이 366가지라니 웃음이 절로 난다. 원래 인간은 자신의 행동이든 타인의 행동이든 그 원인을 파악하려는 습성이 있다. 이런 현상을 독일의 심리학자인 프리츠 하이더(1896∼1988)는 ‘귀인(attribution)’이라고 했다. 귀인은 예상했던 일보다는 예상치 못한 일에 대해, 그리고 긍정적이고 행복한 일보다는 부정적이고 불행한 일에 대해 일어난다. 사람들의 이러한 귀인은 세상을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더 나아가 예측하려는 욕구 때문이다. 실제로 정확한 귀인은 자신의 행동수정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고 삶을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귀인에 많은 오류가 있다. 귀인의 오류 중 자기 고양 편향(self-serving bias)이 있다. 사람들은 성공의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돌리고 실패의 원인은 외부의 요인으로 돌린단다. 이것이 바로 자기 고양 편향이다. 자신이 초래한 결과가 긍정적일 때에는 결과를 과대평가하지만 부정적일 때에는 과소평가한다.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생각이 그 예이다. 또 온갖 핑곗거리를 대는 골퍼들의 심리이기도 하다. 이런 행동은 자신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높이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일종의 심리적 방어 현상이다. 적당한 정도라면 참아주고 웃어줄 만하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다면 견디기 어렵다. 한마디로 꼴불견이다.

1981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리 트레비노는 ‘장돌뱅이 골프 도사’로 알려져 있다. 어느 순간에도 웃음과 농담을 잃지 않는 태도, 철저하게 골프 그 자체를 즐기는 호방한 품성으로 골프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잭 니클라우스는 그를 두고 “벤 호건과 함께 골프 역사상 가장 볼을 잘 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고, 닉 프라이스는 “역사상 최고의 골프 1인자”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트레비노는 “캐디란 선수가 66타를 쳤을 때 우리가 친 것이라고 말하지만, 선수가 76타를 기록했을 때는 ‘그 친구가 쳤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캐디를 폄하했다. 그는 1977년에 처음 만난 캐디 허먼 미첼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은퇴할 때까지 동고동락했고, 트레비노는 은퇴한 뒤에도 미첼의 노후를 챙겼다.

골프 실력 향상은 물론 골프를 즐기고 싶은 골퍼라면 절대로 남을 탓하지 말고 핑계를 대지 말자. 핑곗거리를 대거나 캐디를 탓해서 어쩌겠다는 것인가. 가톨릭 미사 중 자기의 가슴을 치면서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큰 탓이로다”라고 자신의 죄를 고백한다. 맞다. 자기 탓이다. 골프는 철두철미하게 자기 관리가 요구되는 운동이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요구되는 운동이다. 또 매너 운동이다. 왜 남의 탓을 하는가. 알량한 자존심을 위해 핑계를 대거나 남을 탓하지 마라. 자기 얼굴에 침 뱉기다. 모든 것은 자신에게 달려있다. 요즘 세상이 팍팍하다고 한다. 경기도 안 좋고 일도 잘 안 풀린다. 이럴 때일수록 자신의 행동이나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하게 귀인하자. 세상을 탓하고 주변 사람을 탓해봤자 답은 없다.

자신의 죄를 강조하는 종교의식, 영화 ‘킹스맨’에서 해리 역의 콜린 퍼스가 말한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란 대사를 떠올리며 자신의 행동을 깊이 성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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