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4.24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살며 생각하며
[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01일(金)
對共 정보·수사 분리가 利敵인 이유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염돈재 건국대 초빙교수, 前 국정원 1차장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원 개혁안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국정원은 11월 29일 명칭을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개혁안 가운데서 명칭 변경보다 주목해야 할 내용은 대공(對共) 수사권 박탈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 정보의 수집 금지 등이다. 이 개혁안은 대공 안보 체제를 완전히 무력화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그 의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국회 통과 등 입법 절차를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이 안(案)대로 될 경우 간첩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2000년대 이후 검거한 간첩 60여 명 가운데 50명을 국정원이 검거하는 등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해외정보와 국내정보, 정보와 수사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있어 가능했다. 정보와 수사 기능을 함께 가지고 있어 해외에서 수집한 정보로 수사에 착수하고, 수사 과정에서 입수한 정보로 해외에서 추가 정보 수집과 채증(採證) 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수사권을 다른 기관에 이관할 경우 이런 선(善)순환이 이뤄지기 어렵다. 정보 내용이 정보 출처를 노출시키는 경우가 많아 국정원은 정보 제공을 꺼리게 되고 수사기관도 국정원에 추가 정보 수집과 채증 요청을 하기가 번거로워 유기적 협조가 어렵다. 미국이 9·11 테러 이후 국가정보장(DNI) 제도를 신설한 것도 해외정보·국내정보, 정보·수사의 통합 필요성 때문이다.

국정원에 북한과 연계된 안보 침해 행위 정보 수집권을 주면서도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 정보 수집을 금지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다른 수사기관이 수집할 수 있고, 양심의 자유 침해 등 위헌 논란이 지속돼 왔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은 구차하게 들린다. 다른 기관은 해도 되고 국정원은 안 된다는 것도, 위헌 논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대공 안보에 큰 구멍을 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개혁안 설명에서 특히 강조된 것이 국정원의 수사권을 떼어내 ‘순수한 정보기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 프랑스, 중국, 스웨덴, 호주, 싱가포르 등 30여 개국의 정보기관이 정보·수사의 통합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효율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반드시 ‘선진국 모델’을 따를 필요는 없다.

더욱이 국정원의 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주거나 새 수사기관을 만드는 것은 득(得)보다 실(失)이 훨씬 크다. 보안 문제로 국정원이 보유한 대공 수사 경험, 기술과 기록을 이관할 수 없어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한다. 대공 수사에는 국내정보와 해외정보, 공개정보와 비밀공작, 인간정보와 기술정보, 첩보망과 정보 협력망 등 다양한 수단이 동원돼야 하나, 수사기관으로는 불가능하다. 북한 정보, 방첩, 대(對)테러, 사이버전, 국제범죄 등 활동에서 축적되는 정보의 활용도 불가능하고 정보, 수사, 외국어 능력 등 다양한 자질을 가진 인력 확보도 어렵다. 인사·기획·지원·교육 기능 중복으로 낭비가 많다.

국정원의 과오를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 밝힐 것은 밝히고 벌줄 것은 벌주는 게 좋다. 그러나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수사권은 아무 관련이 없다. 지난 20년간 유우성 사건을 제외하고는 국정원의 수사권이 크게 문제 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국정원의 대공 능력 약화는 핵 개발에 성공한 김정은을 더욱 고무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지금은 6·25 이후 최대의 안보 위기 상황이고, 많은 국민이 문 정부의 안보 및 대북 인식에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이번 국정원 개혁안은 내용도 문제지만 시기적으로도 매우 부적합하다. 이 개혁안이 이적(利敵) ‘적폐’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 많이 본 기사 ]
▶ 민주당 예비후보 만취해 여비서 폭행…“성폭행당했다”
▶ 朴정부 뺨치는 文정부 ‘낙하산’
▶ [단독]警, 드루킹 국회출입기록 확보…靑은 ‘출입기록 野..
▶ 방송인 김경란, 결혼 3년만에 파경
▶ 北 리명수, 김정은 연설 중 졸다 ‘저승사자’에 딱 걸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더불어민주당 사상구청장 예비후보가 만취 상태로 길거리에서 여비서를 폭행하다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24일 부산 사상경찰서에 따..
mark朴정부 뺨치는 文정부 ‘낙하산’
mark北 리명수, 김정은 연설 중 졸다 ‘저승사자’에 딱 걸려
[단독]警, 드루킹 국회출입기록 확보…靑은 ‘출입기..
文대통령 “종전선언은 최소한 남북미 3자 합의 이뤄..
가면쓰고 나체쇼…女브로커가 불법입국·취업알선
line
special news 방송인 김경란, 결혼 3년만에 파경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경란(40)이 바른미래당 김상민(44) 전 의원과 결혼한 지 3년 만에 파경을 맞..

line
“토론토 차량돌진에 우리국민 2명·캐나다동포 1명..
[단독]드루킹, 통화때 스피커폰 켜고 ‘힘자랑’…“나..
군사분계선 넘는 김정은, 어떻게 경호하나?
photo_news
‘여성 상체 훌렁’…대구 한 음식점 영업시간 안..
photo_news
테헤란서 미라 발견…‘행방 묘연’ 팔레비왕 시..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샤론 스톤의 눈빛 유혹… 그리고 죽음을 부르는 ‘관능미’
[인터넷 유머]
mark학사 석사 박사보다 더 높은 학위 mark초보 공무원
topnew_title
number 교사가 여고생들 가리켜 “먹을거 많다”…법..
네이버, ‘헤비 댓글러’ 막는다…1차 개편안 ..
경제력 커진 女性… 청혼 내가 먼저, 학력낮..
강릉 노파 피살사건 12년 만에 검거… ‘반전..
美서 음경·음낭 조직 전체 이식 성공…사상 ..
hot_photo
배우 김민서 “5월에 결혼합니다”
hot_photo
‘완벽 투구폼’ 설인아 시구
hot_photo
‘EDM 슈퍼스타’ DJ아비치 28세로..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