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시한 넘긴 예산안>“예산처리뒤 개헌·선거구제 논의”… 민주당·국민의당 원내대표 합의

지방선거·개헌투표 동시 실시
예산안 처리 물꼬 여부에 주목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4일 지방선거와 개헌투표 동시 실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동시 추진 등의 원칙에 합의하고 2018년도 예산안 처리 후 이 문제를 본격 논의키로 했다.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당의 사활과 직결된 선거구제 개편 추진에 대해 여당의 동의를 받음에 따라 예산안 처리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우 원내대표와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개헌과 함께 선거구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구체적인 논의는 원내수석부대표 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 역시 당 최고위원회의 후 “(선거구제 개편 등은) 예산안이 끝나면 바로 해야 하는 문제”라며 “(김 원내대표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있으니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양당 원내대표는 개헌 및 선거구제 개편 논의 시점을 예산안 처리 후라고 일단 밝혔지만, 선거구제 개편에 가장 적극적인 국민의당이 이를 예산안과 연계 처리해 민주당과 비공식 협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40석 의석을 가지고 있지만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지율 50%대를 넘나드는 민주당이 호남에서 선전할 경우 당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중선거구제를 택하면 호남이나 수도권에서 안정적으로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선거구제 개편 논의와 같은 중요 사안을 예산안 정국에서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서도 예산안 처리 등에서 여소야대를 실감했고, 향후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처리를 위해 국민의당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선거구제 개편 등 입법 공조를 통해 ‘윈윈’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당 모두 최대한 신중하게 예산안 처리 협상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하·이근평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