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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15일(金)
‘승자 독식’ 소선거구제, 거대정당에 有利… 지역주의 고착화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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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서 원혜영(앞줄 왼쪽 두 번째) 정개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토론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
한국당, 텃밭잠식 우려 개편 꺼려

‘선거구제 개편’ 쟁점 살펴보니…

소선거구제 ‘民意 왜곡’ 문제
전면적 개편 요구 끊이지 않아

득표율 따라 의석수 할당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 쟁점 부상

비례대표 선출 방식 개편해도
전체 국회의원 숫자 변화없어

英·佛·호주 소선거구제 채택
獨·이탈리아는 100% ‘비례’

文대통령, 100대 국정과제에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 포함

국회 정개특위 法 개정 논의
밀어붙이기 아닌 합의 관례


헌법 개정과 함께 선거구제 개편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당 존립과 다당체제 정착을 위해 선거구제 개편을 앞장서 주장해 온 국민의당에 더불어민주당이 호응하면서 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선거구별로 단 한 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현행 소선거구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이를 반영하듯 문재인 대통령도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선거구제 개편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약속했다. 하지만 선거구제 개편과 비례대표 선출 방식 변경은 각 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면서 번번이 좌절됐다. 향후 정치권에서 집중 토론될 선거구제 개편 관련 쟁점을 정리해 본다.

1 현행 소선거구제 문제점은

소선거구제는 하나의 선거구에서 한 명의 의원을 선출하는 제도다. 최다 득표자가 당선되는 단순한 구조지만, 사표(死票)가 많아 민의를 왜곡하는 제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51%대 49%처럼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더라도 낙선 후보를 찍은 유권자들의 민의는 전혀 대표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각 정당의 총 득표율과 실제 국회의석수 간에 심각한 괴리 현상으로 나타난다.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총 득표율이 37.5%에 불과했던 한나라당이 전체 의석수(299석)의 절반이 넘는 153석을 가져간 게 단적인 예다. 또 ‘승자독식’의 원칙이 적용되는 소선거구제가 지역주의와 결부되면서 특정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이 의석을 싹쓸이하는 구태도 반복돼 왔다.

2 한국의 선거구제 역사

1948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는 소선거구제로 치렀다. 4대 총선까지 이를 유지하다 1960년 4·19 혁명 후 만들어진 제2공화국 헌법에서 양원제를 채택하면서 5대 총선은 하원인 민의원은 소선거구제로, 상원인 참의원은 대선거구제로 치렀다. 하지만 이듬해 5·16 군사정변이 일어났고, 1963년 6대 총선부터 다시 소선거구제로 돌아갔다. 6대 총선에서 각 당 득표율로 선출하는 전국구(비례대표) 의원제가 처음 도입됐다.

유신 체제에서 치러진 9·10대 총선은 한 선거구에서 두 명의 의원을 뽑는 중선거구제로 치렀다. 비례대표 대신 전체 국회의석의 3분의 1을 대통령이 추천해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선출하는 유정회 의원이 대체했다. 11·12대 총선에서는 중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가 적용됐고, 13대 총선부터 현행 소선거구제와 비례대표제가 유지돼 왔다.

3 선거구제 개편 방안은

소선거구제의 대안으로 우선 거론되는 중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복수의 의원을 선출하는 제도다. 통상 당선자가 2∼5명일 경우 중선거구제, 6명 이상이면 대선거구제로 불린다.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의 당선자가 나오는 만큼 특정 정당의 독식을 피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지역주의 정치구도 역시 완화되는 장점이 있다. 인물 중심 투표가 이뤄지면서 정치 신인이나 전문가들의 원내 진입이 용이해진다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후보자가 나와 유권자 판단에 혼란을 미칠 수 있는 점, 한 정당이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공천함으로써 당내 파벌·계파 정치가 심화할 수 있는 점 등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인구의 도시 집중이 극심해지면서 중대선거구제를 위한 농어촌의 지역구 확대가 더 이상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농촌은 소선거구제를 유지하고, 대도시에서는 중대선거구제를 실시하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가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4 비례대표 선출방식 개편은

비례대표 선출 방식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당선인 수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배정된 의석수보다 적을 경우 그 차이를 비례대표로 충원해 정당 지지율과 의석수를 일치시키는 방식이다. 사표를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역구 투표를 실시하는 한 ‘초과 의석’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정 정당이 정당 득표율로 배분받는 의석 이상으로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한 경우다. 비례대표 비율을 확대하면 이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 현행 5.4대 1에 이르는 지역구 대 비례대표 의석 비율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지역구를 줄여 비례대표를 늘리거나, 전체 의원정수를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정당별 비례대표 명부를 권역별로 하느냐 전국 단위로 하느냐도 쟁점이다. 권역별로 할 경우 전국 단위에 비해 사표나 초과 의석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

5 주요 선진국의 사례

‘의회 민주주의의 본고장’인 영국은 100% 소선거구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수당과 노동당 등 거대 양당이 득표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호주 등도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고, 미국도 대선에서의 선거인단(간선제) 방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순다수결로 후보를 선출한다. 프랑스는 의회 선거 시 결선투표제와 함께 소선거구제를 실시하고 있다. 반면 영국, 프랑스 등을 제외한 유럽 국가들은 상당수가 100% 비례대표제를 실시하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은 1993년까지 중선거구제를 실시했으나, 계파 갈등과 부정부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1996년 중의원 선거부터 소선거구제·비례대표제로 전환됐다. 단 참의원 선거 시 인구가 많은 선거구의 경우 여전히 중선거구제를 실시하고 있다.

6 선거구제 개편-의원 정수 상관관계

선거구제 및 비례대표 선출 방식의 변화가 반드시 전체 국회의원 정수 변화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은 현행 소선거구제와 달리 한 선거구에서 일정 정도 이상을 득표한 다수의 후보를 선출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선출되는 의원 수에 변동이 생긴다. 그러나 선거구를 어떻게 획정하느냐에 따라 혹은 비례대표 수를 늘리고 줄임에 따라 현재 의원정수(300명) 안에서 조절이 가능하다. 바른정당, 정의당 등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들은 비례대표를 늘리는 방식을 주장한다. 반대로 민주당, 자유한국당 등 거대 정당에서는 낮은 비례대표 비율을 유지하려 한다. 바른정당은 중대선거구제 개편과 함께 국회의원 정수를 200석으로 축소하는 것을 당론으로 발의한 바 있으며, 정의당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은 비례대표를 늘려 의원정수를 360명으로 늘리자는 주장을 한 바 있다.

7 선거구제 선출방식 따른 득실

현행 소선거구제는 선거구별로 1등만 당선되기 때문에 확실한 지역 기반을 갖춘 거대 정당에 유리하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별 득표율에 비례해 각 정당에 의석수를 할당하기 때문에 소수 정당에 유리하다. 중대선거구제 역시 선거구의 크기를 넓혀 한 선거구에서 복수의 의원을 뽑기 때문에 표심의 왜곡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대표성이 떨어지는 현 선거구제를 비례대표 의원 수를 늘려 개선할 경우 현재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등 총 300석으로 돼 있는 의원정수를 늘려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제1야당인 한국당은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부정적이다. 2∼3위 득표자까지 당선될 수 있게 된다면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도 민주당 등이 당선자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호남지역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골고루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다.

8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은

문 대통령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약했다. 문 대통령뿐 아니라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모두 이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대선을 앞두고 선거구제 개편이 주요 화두로 부상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후 100대 국정과제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포함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개헌과 함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선거제도의 개편도 여야 합의로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선거제 개편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현행 소선거구제의 이득을 가장 많이 보기는 했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개편이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주요 국정과제인 만큼 도입에 찬성하고 있는 상태다.

9 개편시 국회 논의 절차는

선거구제 개편은 국회의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선거법 개정은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논의 중으로, 여기에 여야 합의로 개정안이 확정되면 일반 법안처럼 본회의에 회부해 통과하게 된다. 현재 선거구제 개편은 제1소위에서 논의 중으로, 소위에서 여야 합의를 이룬 뒤 정개특위 전체회의로 올라가 합의안이 나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선거구제를 비롯한 선거법 조항은 일종의 ‘게임의 룰’인 만큼 여야 합의 없이 일방이 밀어붙이지 않는 게 관례화돼 있다.

10 보완 방안인 석패율제는

석패율제는 소선거구제도하에서 지역구에서 아깝게 탈락한 후보가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적용되는 제도로, 비례대표 순번은 당에서 정한 바에 따른다. 이때 한 비례대표 순번에 둘 이상의 후보가 등재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순번이 당선권에 속한다면 지역구 득표율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후보들 중 석패율이 가장 높은 후보가 비례대표에 당선된다. 석패율을 계산하는 공식은 낙선자 득표수에서 당선자 득표수를 나눈 계산값을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구에 후보 A와 B가 출마해, A는 1만 표를 얻어 당선되고 B는 9000표를 얻어 낙선했다면 B의 석패율은 9000÷10000이므로 90%가 된다.

김동하·이은지·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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