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 減稅전쟁…‘역주행 文정부’ 해외로 기업 내몬다

  • 문화일보
  • 입력 2017-12-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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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율이 3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미국이 21%로 대거 낮추면서 글로벌 감세(減稅)전쟁이 시작됐다. 미 의회는 상·하원 조율을 마치고 20일 향후 10년간 1조5000억 달러(1625조 원)의 세금을 줄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을 통과시켰다. 31년 만의 최대 규모 감세다. 개인소득세 최고세율도 39.6%에서 37%로 낮췄다. 법인세 감세분만 1조 달러로 추산된다.

글로벌 감세전쟁을 달리 말하면 기업·자본의 유치 경쟁이다. 한 나라 기업정책의 바로미터인 법인세율은 기업의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최대 경제국이 세율을 파격적으로 내리면서 글로벌 기업과 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인세 인하 말고도 미국 기업이 해외에 쌓아둔 소득에 대해 한시적으로 15%대의 낮은 세금을 적용할 계획이다. 2조5000억 달러로 추산되는 막대한 잉여금이 환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높은 법인세율을 피해 밖으로 나갔던 미국 기업들이 유턴하면 주요 거점이던 유럽·중국 등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법인세 인하는 진작 글로벌 흐름이다. OECD 법인세 평균은 2000년 32.2%에서 지난해 24.7%까지 떨어졌다. 저성장에 신음하는 세계 각국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사물인터넷·자율주행차 등 신산업이 창출할 부(富)와 일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고, 법인세 인하는 그 일환이다. 미국의 본격 가담으로 감세 흐름은 더 급박해졌다. 일본은 혁신기술 투자기업엔 법인세율을 20%까지 낮출 계획이다. 중국도 첨단기술 산업에 15%의 우대세율을 적용 중인데, 더 내릴 움직임이다. 프랑스는 2022년까지 33.3%에서 25%로 내리는 로드맵을 내놨다.

한국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리는 역주행으로 세계의 주시 대상이 됐다. 국내 기업은 이제 3대 경제국이자, 신산업의 주 경쟁국인 미·중·일에 비해 모두 불리해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한·미 법인세 역전으로 향후 10년간 국내 투자는 14%, 국내총생산(GDP)은 5.4% 감소할 것으로 봤다. 문재인 정부는 혁신성장의 주역인 기업을 독려하긴커녕 징벌하듯 증세를 감행했다. 그러잖아도 기업 부담을 늘리는 정책을 쏟아내는 판에 법인세까지 올리는 건 국내외 기업을 해외로 내쫓는 경제적 이적 행위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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