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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7년 12월 22일(金)
평창-韓美훈련 연계가 위험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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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희 고려대 교수 북한학

최근 해외에서 열린 적십자 관련 회의에서 북한적십자회 측이 내년 2, 3월로 예정된 키리졸브(KR)연습과 독수리훈련(FE) 등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취소하면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명분이 될 수 있다고 우리 측에 말했다고 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연례적으로 하는 한·미 군사훈련의 연기를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연기 여부가 설왕설래해 왔고 정부가 이를 부인해 온 터에, 느닷없는 대통령의 사실 공개는 그 적절성 논란과 국민적 안보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청와대는 훈련을 연기함으로써 북한의 도발 명분을 차단하고 대화 복귀를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북핵으로 야기된 한반도 위기의 본질을 외면한 ‘안보 무책임’의 소치일 뿐이다. 먼저, 북한이 한·미 훈련 때문에 핵 개발에 나선 게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사실은 그 정반대다. 한·미 훈련은 북한 도발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 목적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의 ‘적대시 정책’ 때문에 자위 차원에서 핵을 개발했다고 거짓 선동한다. 도발 책임을 한·미에 전가하는 적반하장의 전형이다. 일부 친여 성향 인사가 아직도 북핵을 ‘협상용·자위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에 부합하지 않을 뿐더러 북한 주장을 따른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다.

북한 핵 개발의 목적은 한반도 무력통일에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은 한국 침공의 전 단계로서 미·북 빅딜을 통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것이다. 황장엽·태영호 등 고위급 탈북인사가 이를 증언했고, 선딩리 중국 푸단대 교수는 “북한은 풀을 먹는 일이 있더라도 핵무기를 개발할 것”이라고 지적해 놀라운 북핵 통찰력을 보여줬다. 북한 정권은 이미 핵보유국이라고 선언했고, 핵 능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할 태세다.

정부의 ‘훈련연기→남북대화’ 추진은 국가안보를 무시하는 자기 파괴적 발상이다. 우리가 훈련을 연기한다고 핵 개발을 멈출 북한이 아니다.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미끼로 한·미 훈련을 취소시켜 한국을 무장해제시키는 첫 단추를 채우려 한다는 점이다. 북핵에 맞서기 위한 ‘창(공포의 균형)’과 ‘방패(MD)’ 어느 하나도 갖지 못한 채 오직 한·미 연합방위태세에 의존하는 우리가 한·미 훈련마저 연기한다면, 국가안보를 적(敵)의 자비에 맡기는 셈이 된다. 더욱이 국내 불안을 조성할까봐 북핵 대피훈련마저 기피한다면, 두려움 때문에 머리를 파묻는 타조의 겁쟁이 심리와 무엇이 다른가.

미국은 3개월간의 북핵 데드라인을 설정하고 선제타격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18일 발표된 안보전략 보고서는 ‘압도적 힘에 의한 북한 비핵화’를 강조하면서, 중·러를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현상변경세력(revisionist)’으로 규정하고 이를 ‘무적의 힘’으로 대응할 의지를 천명했다. 현존-신흥 패권국가 간 전쟁의 불가피성을 설파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현실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또 이번 훈련 연기 제의가 쌍중단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내용상으로 일맥상통함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가능하지도 않은 북한의 핵 중단을 미끼 삼아 한·미 훈련을 중단시키고 궁극적으로 한·미 동맹을 파탄 낼 위험성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훈련 연기’를 철회해야 옳다. 오히려 빈틈없는 훈련으로 한·미 신뢰를 회복하고 동계올림픽 참가국에 절대 안전을 보장함으로써,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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