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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05일(金)
남북대화 ‘等價性 원칙’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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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 前 駐유엔 대사

정부가 오는 9일 갖자고 제의한 남북고위급회담을 북측이 수용함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을 한달여 앞두고 남북대화 국면이 열리게 됐다. 의제는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문제와 남북관계 개선’으로 잡혔다. 구체적 의제를 둘러싸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상황 변화가 있을 때마다 이를 분석, 평가하고 대응하는 입장이 나라마다,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다소의 혼란은 동맹과의 입장 조율과 우리의 실용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백가쟁명식 비생산적 논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혼란한 현장의 한복판에서 몇 가지 핵심 상황을 명료하게 꿰뚫어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첫째, 김정은의 의도 읽기다. 최근 들어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정부의 희망과 그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거론돼 왔다. 동족으로서 민족적 경사를 축하하고 싶다는 김정은의 신년사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계속되는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대응한 유엔의 제재가 강도를 높이며 압박을 더해 가고, 국제사회로부터 유례없이 고립돼 가는 상황에서 곤경을 탈피하기 위해 미국을 제치고 방패막이용으로 대남 평화 공세를 택하게 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인 해석이다.

둘째, 동맹국인 미국의 인식을 읽는 것도 중요하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피로증후군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전략적 인내라는 수동적 방기 상태까지 갔었으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극도의 대북 혐오감에 기반한 적극적 조치의 필요성에 따라 ‘최대의 압박과 개입’이라는 공세적 형태로 변했다. 북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미국의 조야, 언론, 학자를 가릴 것 없이 만연해 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 스타일 및 자질 등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는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의 이번 신년사 언급에 대해서도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한·미 간 이간책이라는 경고 및 교묘한 수사로 포장된 대남 협박이라고 보는 전문가가 대부분이다. 또한, 우리 정부에 대한 동맹 차원의 우려가 있음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셋째, 가장 중요한 것이 우리의 자세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와 중장기 전략에 대한 확고한 입장과 함께 북측의 의도와 목적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필수 사항이다. 대화의 궁극적 목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이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핵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를 가진 어떤 움직임과 도발도 단호히 차단해야 하지만, 이러한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경우 대화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 이번 만남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위한 토의에서 더 나아가 군사적 긴장 완화 등으로 확대된다면 우리는 의당 핵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놔야 할 것이다. 만약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이유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시기 조정을 넘어 더 큰 요구를 해온다면 등가성(等價性)의 원칙에 따라 단호히 거부해야 하며, 이 모든 것을 미국과의 상호 신뢰와 긴밀한 공조 아래 진척시켜야 한다. 동맹과의 긴밀한 공조 체제 유지를 폄훼하는 시각이 있다면 이는 북한의 입장에 동조하는 셈이 된다.

북한의 기만적 전략과 저의는 이미 오래전에 우리에게 들켜 버렸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로울 게 없다. 호들갑 떨 이유도 없다. 국민은 확고한 원칙과 냉정함 속에 결기 있는 정부의 태도를 보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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