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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8년 01월 10일(水)
최저임금 역풍 ‘反시장 땜질’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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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KAIST 교수·경영정보학

급진적인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다. 아파트 경비원들은 해고되고 있고, 많은 창구의 일자리는 자동 주문 시스템으로 대체되며, 상여금으로 나가던 돈은 기본급으로 항목만 변경되거나, 노동시간을 단축해 실질임금은 변함없는 조삼모사가 행해지고 있다. 대안이 없는 자영업자들은 고용을 줄이는 대신 가족의 노동 시간을 늘리면서도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또, 인상된 원가 요인으로 불가피하게 상품 가격을 올려 대처할 수밖에 없어서 서민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이 오르는 노동자가 일부 있지만, 저임금 노동자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영세사업자와 노동시장에서 내몰리는 취약계층의 소득이 줄고 물가 인상으로 일반 국민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키는 등 소득 감소의 부작용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구호가 얼마나 허구적인 정치적 수사인지를 시장(市場)이 보여준다.

이러한 부작용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월등히 크고 심각할 것임은 우리 경제의 구조와 이번 최저임금 제도를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대통령 공약 사항이라는 이유로 강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무모하기까지 하다. 최저임금 제도의 영향이 실증적으로 연구된 대다수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대기업 고용 비중이 매우 낮고 영세 자영업의 고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남미형 고용 구조라는 현실이 무시됐다.

25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의 고용 비중이 2014년 기준으로 12%에 불과한 극단적인 영세 사업 중심의 고용 구조를 가진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그리스와 한국뿐이다. 최저임금은 6년째 규제 개혁과 산업 구조조정의 실패로 시간당 부가가치 생산이 정체되고 줄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6, 7배 해당하는 16.4%라는 과도한 인상을 사업장 규모나, 산업별 차이, 근로자의 경력 등 모든 고려 사항이 무시된 채 획일적이며 사업장의 준비 기간도 주지 않은 채 시행 4개월을 앞두고 결정됐다. 최저임금 인상은 이처럼 노동시장 구조의 한계와 최저임금의 제도의 미비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무지이거나 이념이 앞선 인기 영합의 정치적 도박으로 시장의 역습이 진행되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가 영세업자의 임금 인상을 임대료와 신용카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식의 또 다른 관치의 해법을 대통령이 앞장서서 발표하는 것이다. 이는 부동산 시장과 신용카드 시장에 정부가 개입하겠다는 선언이다. 규제의 모순을 해결하는 방안은 또 다른 규제와 관치의 확대가 아니라, 시장의 자율 기능을 복원하는 것이다. 모든 시장은 정부의 개입이 커질수록 모순이 확대된다.

한 해에 최저임금 16.4% 인상이 가져온 부작용이 이러한데, 2020년까지 시간당 1만 원의 대통령 공약 사항이 시행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대선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짧았고 인수위 과정도 없었다는 사실은 무리한 공약의 폐기를 제대로 거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이유도 된다. 빈부 격차는 고용된 사람들끼리보다 고용된 자와 고용되지 못한 자들 사이가 더 크고 심각하다. 지금의 최저임금 제도는 고용되지 못했거나 불완전 고용된 이들을 고용으로부터 밀어내는 정책이다. 더 늦고 되돌리기 어렵기 전에 국민 ‘희망 고문’을 중단하고 최저임금의 급진적 인상 공약, 그리고 더 나아가 소득주도 성장론을 조속히 폐기하는 것이 진정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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