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보이’ 이상호, 스노보드 월드컵 “아깝다! 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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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인 男평행대회전 7위

출전 63명중 10위로 본선에
올 시즌 2번째 8강… 자신감
세계랭킹 14위까지 끌어올려
“컨디션 관리… 최고기량 발휘”

‘배추보이’ 이상호(23·한국체대·사진)의 질주가 다시 시작됐다.

이상호는 22일 오전(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로글라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7위에 올랐다.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라켄호프 월드컵(7위)과 같은 올 시즌 최고 성적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는 평행대회전, 하프파이프, 스노보드 크로스, 빅에어, 슬로프스타일 등 5개 세부종목에서 열전이 펼쳐진다. 평행대회전은 2명씩 조를 이뤄 레이스를 펼치며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 선수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슬로프의 평균 경사도는 16도(±2도)이고, 폭은 최소 40m다. 예선은 혼자 슬로프를 내려오며 기록 순서대로 상위 16명을 추려 본선 진출자를 결정한다.

이상호는 예선에서 1, 2차 시기 합계 1분 6초 52로 출전자 63명 중 10위에 올라 본선에 진출했다. 이상호는 16강전에서 안드레아스 프롬메거(오스트리아)를 0.06초 차이로 제치고 8강에 올랐다. 이상호의 올 시즌 두 번째 8강 진출. 이상호는 8강전에서 실뱅 뒤푸르(프랑스)보다 0.78초 늦게 골인했다.

한국 설상은 불모지에 비유된다. 1948 생모리츠동계올림픽에서 데뷔한 한국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까지 총 53개의 메달을 획득했지만, 모두 빙상에서 나왔을 뿐 설상에서의 메달은 단 1개도 없다. 이상호는 한국 설상의 희망이자 기대주이며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한다.

이상호는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회전과 대회전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3월 터키 카이세리 월드컵에선 2위에 올라 한국 스키 사상 최초로 월드컵 메달을 획득했다.

이상호는 그리고 지난해 12월 9일 독일 호흐퓌겐에서 열린 FIS 유로파컵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유로파컵은 월드컵보다 한 단계 아래 대회지만,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제시 제이 안데르손(캐나다), 소치동계올림픽 2관왕 빅 와일드(러시아) 등 정상급 선수들이 모두 참가했기에 이상호의 우승은 더욱 값졌다.

이상호는 강원도 정선 출신.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스노보드에 입문했고 마땅한 훈련장이 없어 근처 고랭지 배추밭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익혔다. 그래서 ‘배추보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이상호는 올 시즌 기복이 있었다. 올 시즌 7차례의 월드컵 레이스에서 10위권 밖으로 4차례나 밀려났다. 그러나 이상호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개막을 18일, 스노보드 경기를 32일 남기고 세계 8강에 이름을 올리며 자신감과 컨디션을 되찾았고, 세계랭킹도 14위(380점)까지 끌어올렸다.

이상호는 오는 27일과 29일 불가리아 반스코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평창올림픽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 뒤 30일 귀국, 국내에서 마무리 훈련에 전념하며 홈의 이점을 극대화 할 예정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2월 22일 예선, 24일 본선이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다.

이상호는 “이제 평창동계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마지막까지 컨디션을 철저하게 관리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