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올림픽 개막 전날을 건군절 지정해 武力시위 나서는 北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하루 전날인 다음달 8일 대규모 무력(武力)시위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정보자산들을 통해 평양의 열병식 준비 조짐을 파악해오고 있었는데, 북한이 23일 이런 사실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북한 노동당은 2월 8일을 건군절로 재지정하는 결정서를 22일 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한 ‘실무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아마 핵무력 강국임도 과시하려 할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평양 미림비행장에서 병력 1만3000여 명과 장비 200여 대가 동원된 가운데 군 열병식 예행연습을 하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는 그 동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평화올림픽’의 필요충분조건인 양 내세우면서, 이를 위해 연례적 방어훈련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연기하고, 심지어 미군 핵추진 잠수함의 부산 기항마저 북한 자극을 피하기 위해 거부하기도 했다. 북한의 움직임은 대놓고 이런 문 정부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다. 북한 건군절은 원래 북한 정규군 창설일인 2월 8일이었는데, 1978년부터 김일성이 항일유격대를 조직했다는 4월 25일로 바꿨다. 그런데 이번에 4월 25일은 인민혁명군 창건일로 낮추고, 2월 8일을 건군절로 격상해 대대적 무력 과시 명분을 만든 것이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김정은 체제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바람 앞에 촛불을 지키듯 대화를 지켜 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열병식을 대북 환상(幻想)을 부수는 ‘쓴 약’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