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나친 對北 저자세, 김정은 氣살리고 友邦 불안 키운다

평창동계올림픽이 16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축제 분위기보다 이상 징후들이 더 돋보이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이끌어 남북대화와 북핵 해결의 돌파구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취지와는 달리 지나친 저자세에 대한 반발과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청와대가 ‘평창올림픽’에 ‘평양올림픽’ 딱지를 붙이지 말 것을 호소했겠는가. 인터넷 공간에서는 두 단어의 실시간 검색 순위가 1·2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기막힌 일도 벌어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평화올림픽’을 앞세워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북한은 올림픽 개막 전날 평양에서 대대적인 무력 시위를 벌인다. 핵·미사일도 동원될 것이다. 북한 측은 23일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는 올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 연합훈련의 완전 중단까지 요구했다. 문 정부의 양보가 김정은의 기(氣)를 더 살려주는 셈이다.

북한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미국·일본과 유럽국가 등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이 북한 선전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한다. 개막식 참석 방침을 밝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대북 압력 최대화 방침을 문 대통령에게 전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24일 보도됐다. 우방(友邦)에 북핵 제재 약화 우려를 하게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