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통화 아닌 가상화폐, 현금화 시점에 과세해야”

- 조세정책학회 토론회

美·獨 등 매각차익에 과세

정부가 핫 이슈인 가상화폐에 대해 사실상 과세방침을 확정한 가운데 대부분 국가에서 법정통화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전제로 현금화(Cashing-out) 시점에 과세를 권고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한국조세정책학회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상통화(가상화폐), 그리고 과세문제’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법무법인 율촌 세제팀장인 장재형 박사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가상통화의 과세문제’를 발표했다.

장 박사는 “익명성, 양도성, 재사용방지, 분산처리를 특징으로 하는 가상통화의 법인과 개인의 경우 계속성과 반복성을 지녔다면 각각 사업자로 볼 수 있고, 법인의 순 자산이 증가했다면 법인세 과세소득이 가능하다”며 “가상통화가 재화이고 판매, 지불수단으로써 공급했다면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채굴사업도 사업소득세 과세대상이나, 일반 개인투자자가 조직적으로 하거나 일임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업소득세, 기타소득세 과세도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 박사는 “납세자의 자금을 개별적으로 추적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력 낭비이며, 익명성을 기본개념으로 하는 가상통화의 플랫폼으로부터 과세 자료를 얻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가상통화 과세를 위한 기준점은 거래소가 불가피하고, 납세자의 양심에 기초한 과세제도 운용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정통화가 아닌 경우 대부분 국가에서 현금화 시점에서 과세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고, 가상통화 관련 이익을 비거주자가 취득한 경우에는 기타자산에 대한 양도소득으로 간주해 원천지국에서 과세할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현재 주요국 중 미국은 가상화폐에 대해 세법상 자산으로 취급해 취득 시점의 시장가격과 양도 또는 지불 시 매각차익에 대해 과세하고 있다. 독일도 비트코인 취득 후 1년 내 양도 시 매각차익에 대해 과세한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