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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05일(月)
중국의 ‘샤프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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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남 베이징 특파원

지난달 초 만난 중국 베이징(北京)대 국제관계학원 왕이저우(王逸舟) 교수는 중국의 미래 전략을 소개하면서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개방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대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기존 패권을 유지 및 강화하려는 미국식 일방주의와 중국은 다르다는 것이다. 군사력 등 ‘하드 파워’(hard power)가 아닌 중국 문화나 가치라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설득과 공감을 유도하는 전략을 강조했다.

중국은 그동안 국제사회와 평화롭게 발전(和平發展)한다는 공공외교 이념과 소프트 파워로 미국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한 ‘중국몽(中國夢)’을 대내외에 과시한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당 대회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는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시 주석은 당 대회 보고에서 “중국이 어떻게 발전하든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확장의 길도 가지 않겠다”면서도 “그 어떤 나라도 중국이 자신의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쓴 열매를 삼킬 것이라는 헛된 꿈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 것과 자신의 이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모순된다.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에 둘 때 강대국은 패권주의로 흐른 것을 역사는 증명하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전통적 ‘중화(中華)사상’을 의미하는 중국몽을 내세우면서 이런 내적 모순은 잉태됐다. 중국이 국제 협력과 문화 교류 등 소프트 파워 강화의 핵심 전략으로 선택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이런 긴장 관계가 잘 드러난다.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중국이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와 유럽 34개국에서 추진하는 교통 인프라 사업의 89%가 중국 기업들을 시공사로 선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을 통해 상호 이익과 인류의 미래 공동체를 구축하겠다고 한 중국의 약속이 빈말에 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호텔 체인 메리어트는 지난달 초 고객 설문조사를 하면서 거주지역에 티베트·홍콩·마카오·대만을 따로 설정했다. 중국 당국이 강하게 비판하자 메리어트 측은 사과 성명을 냈고, 중국 정부로부터 호텔 웹사이트와 앱 접속이 1주일간 차단당하는 제재를 받았다. 물론 메리어트 호텔이 같은 중국 지역을 따로 표기한 것은 잘못일 수 있지만, 중국 당국의 고압적인 처사는 중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핵심 이익 침해에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를 잘 보여줬다. ‘미국 민주주의를 위한 기금’은 자신의 이익 침해에 날카로운 힘으로 대응한다는 의미에서 ‘샤프 파워’(sharp power)라는 개념을 내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9일 사설에서 이에 대해 “샤프 파워는 서구 미디어가 중국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관적 가치 판단에 불과하며, 서구의 편견을 보여주는 ‘의사 학술적’(pseudo-academic) 개념에 불과하다”며 “중국은 중국적 가치를 다른 나라에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중국의 대외적인 수사보다는 행동을 더 주시하고 있다.
utopian21@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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