核감축협정 이행 마지막 날… 美·러 “감축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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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작년 “일방 협정” 지적
푸틴도‘전략적 증강’계속 밝혀
일각 ‘핵 경쟁 불붙을까’ 우려

미국과 러시아 정부가 양자간 핵무기 감축 협정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일명 뉴스타트·New START)’ 목표를 기한 내 달성했다고 나란히 밝혔다.

5일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는 감축 의무를 완전히 이행했다”며 “현재 러시아는 527개의 전략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1444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에서 “미국은 지난해 8월 이미 감축 한도를 달성했다”며 “양국이 관련 정보 자료를 다음 달 안에 교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스타트는 2010년 4월 8일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러시아 대통령이 체코 프라하에서 만나 서명한 미국과 러시아 간의 핵무기 감축 협정이다. 양국의 비준을 거쳐 2011년 2월 5일 발효됐으며, 2021년에 협정이 종료된다. 미국과 러시아는 뉴스타트에 따라 2018년 2월 5일까지 실전 배치된 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중폭격기를 700대 이하로, 탄두 및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실전 배치 및 대기 중인 ICBM·SLBM·폭격기 발사대를 800대 이하로 각각 줄여야 한다. 뉴스타트는 미·러 간 발효 중인 거의 유일한 핵감축 협정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최근 발표된 미국의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에서 러시아의 증가하는 핵 위협에 맞설 핵전력 증강을 요구한 점을 들어, 뉴스타트가 만료된 뒤 미국과 러시아가 다시 핵무기 경쟁에 돌입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뉴스타트를 “오바마 전 정부에 의해 맺어진 ‘일방적 협정’”이라며 비판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는 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그동안 ‘전략적 핵전력 증강’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다. 이날 축하의 말을 전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비핵화와 핵무기 감축이 그 어느 때보다 필수적인 만큼 미국과 러시아가 더 확실한 핵감축 협정으로 이런 갈등과 분위기를 변화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