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막>컬링 남매 장혜지-이기정, 연인 압박에 두 손 들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장혜지(21·왼쪽)와 이기정(23·이상 경북체육회)이 9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노르웨이와의 3차전에서 점수를 허용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노르웨이팀 예리한 스톤 공격
5점차로 끌려가다 끝내 ‘기권’
믹스더블 중간 전적 1승 2패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대표팀 장혜지(21)-이기정(23·이상 경북체육회)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3차전에서 노르웨이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관중은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친 두 선수를 따뜻하게 성원했다.

장혜지-이기정은 9일 오전 강릉컬링센터에서 ‘연인’ 사이인 크리스틴 스카슬리엔(32)-마그너스 네드레고텐(28)에게 3-8로 패했다. 1엔드에서 선공을 한 대표팀은 노르웨이에 1점을 내주며 괜찮게 경기를 시작했으나 후공인 2엔드에서 샷 미스가 연이어 나오며 3점을 허용했다. 양 팀은 3엔드와 4엔드에 1점씩 주고받고 1-5로 전반을 마쳤다.

5엔드에 선공을 잡은 대표팀은 다시 1점을 내줬고 6엔드에서 파워플레이를 선택, 2점을 만회해 3-6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7엔드에서 다시 2점을 허용했고, 8엔드 도중 기권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한국은 예선 전적 1승 2패가 됐고, 노르웨이는 2승(1패)째를 챙겼다. 대표팀은 남은 4경기에서 3경기 이상 승리해야 준결승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믹스더블은 8개국이 풀리그로 예선을 치러 상위 4개국이 준결승에 진출한다.

대표팀은 9일 오후 1시 35분 미국의 베카 해밀턴(28)-맷 해밀턴(29) 남매 팀과 예선 4차전을 펼친다. 이기정은 “2엔드에서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3점을 내준 게 컸다”며 “2패를 했지만 준결승에 못 가는 건 아니다. 순간순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비록 패했으나 예선 1차전에서 핀란드에 9-4로 승리하고, 2차전에서 중국과 연장 접전 끝에 7-8로 석패하는 등 뛰어난 경기력을 보여 이날 강릉컬링센터는 또다시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관중은 2468명이 입장했다. 강릉컬링센터는 2600명이 넘으면 ‘만원’으로 간주한다. 예선 1차전에는 2616명, 2차전에는 2519명이 입장했다.

3차전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강릉컬링센터에 도착한 정재은(17·삼척여고) 양은 “TV로 중국과의 2차전을 봤다. 아쉽게 패배해서 안타깝고 슬펐다”며 “오늘은 현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관중석에는 ‘이기정 장혜지 영원하라’ 등 응원 문구도 눈에 띄었다.

관중은 선수들이 좋은 투구를 하면 뜨겁게 호응했고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대표팀이 2연패에 빠졌지만 관중은 “괜찮아” “힘내라” “잘생겼다” “예쁘다”를 외치며 격려했다. 강릉 주민 허병렬(59) 씨는 “우리 선수들이 힘이 빠져 보여 안타깝다”며 “강릉에서 열리는 경기이기에 다음 경기에선 꼭 이겼으면 한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프리스타일스키 여자 모굴에선 서지원(24)과 서정화(28·GKL)가 결선 직행에 실패했다.

서지원은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모굴 1차 예선에서 68.46점을 얻어 19위, 서정화는 2차 점프대를 앞두고 넘어져 16.57점으로 최하위(30위)에 그쳤다. 서지원과 서정화는 오는 11일 2차 예선에서 결선 진출을 노린다.

강릉 =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