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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8년 02월 21일(水)
文대통령 ‘新春 방미’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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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워싱턴 특파원

미국 워싱턴에서 최근 만난 한 외교가 인사는 미국의 대외정책 특성을 ‘대국의 사치’라는 한마디로 정리했다. 미국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연달아 치를 정도로 ‘외교적 사치’를 부릴 수 있다는 것.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2003년 이라크전 당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파괴무기(WMD)를 개발하고 있다는 잘못된 정보에 기반을 두고 개전을 결정하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지만, 국제사회의 비난에 처했을 뿐 처벌받지는 않았다. 세계 유일 슈퍼 파워 국가인 미국에는 외교적 실수가 어느 정도 선에서는 용인되는 관행, 이게 바로 대국이 부릴 수 있는 사치이자 만용인 셈이다.

미국 대외정책의 이 같은 경향성이 최근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기미가 뚜렷해지고 있다. 북한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제한적 정밀타격을 의미하는, 이른바 블러디 노즈(Bloody Nose·코피) 작전이 워싱턴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 빅터 차 주한 미 대사 내정자 낙마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폭증했다.

대국에 실수는 사치일 수 있지만, 소국에는 재앙이 될 수 있다. 북한의 핵 개발이 진전된 상태에서 미·중·일·러 사이에 낀 우리에게 외교적 실수는 전쟁까지도 촉발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군사적 옵션(선택)을 보고할 책무를 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마저도 수차례 “제2의 한국전쟁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 전쟁 초기에만 3만 명에서 30만 명의 사상자가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이 전쟁이라는 사치를 부리지 않도록 설득하는 게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임무가 돼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동맹이라는 한·미는 기본적인 소통조차 원활하지 않은 상태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1월 북한에 회담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이를 미국에 늑장 통보했는가 하면, 지난 9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리셉션 좌석 배치를 놓고도 한·미 간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한국 일각에서는 펜스 부통령이 남북 단일팀의 개막식 입장 당시 일어서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무례하다”는 비판까지 쏟아졌을 정도다. 여기에는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진전을 위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대오에서 이탈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한·미 동맹 이간계가 먹힐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짙은 불안감이 깔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한·미 간 오해를 줄일 수 있는 소통 강화가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문 대통령이 올림픽이 끝나는 대로 가급적 빨리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야 한다.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의 동의 없는 대북 군사적 행동은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약을 받아내고, 한·미 동맹 차원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약속해줘야 한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서라도 한·미 정상 간의 격의 없는 대화는 필수다. 이게 바로 대국의 사치를 막을 수 있는 ‘소국의 지혜’다.

boyoung22@
e-mail 신보영 기자 / 국제부 / 차장 신보영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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