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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06일(火)
“승리 없으면 생존 없다” 메시지… 처칠에게 바친 트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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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주연상 ‘다키스트 아워’ 게리 올드먼

“윈스턴 처칠 총리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 것 같다”

영국 출신 배우 게리 올드먼이 5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전한 소감이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초반 영국 총리로 부임한 윈스턴 처칠이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약 40만 명의 연합군을 구해내기 위해 4주간 겪었던 깊은 고뇌의 순간을 담은 영화 ‘다키스트 아워’(감독 조 라이트)로 이 상을 받았다.

영화의 배경인 1940년 당시 독일과의 유화정책에 실패한 영국 총리 네빌 체임벌린이 사퇴한 뒤 여당인 보수당은 거국내각 수립을 위해 처칠을 총리로 지명했다. 처칠이 총리가 된 후에도 유화주의자들은 히틀러와 협상하라고 처칠을 압박했다.

영화는 이런 유화주의자들을 향해 “호랑이 입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어떻게 호랑이와 협상을 한단 말이냐”고 일갈하는 처칠의 강인한 리더십에 집중했다. 지하 벙커를 주 무대로, 영국 국민의 운명을 자신의 어깨에 짊어진 처칠의 무거운 내면을 시종 어두운 톤으로 펼쳐냈다. 처칠은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도움을 청하고, 지하철에서 국민의 뜻을 경청하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처칠이 “우린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라고 외치는 의회 연설 장면에서 “승리가 없으면 생존도 없다”는 그의 굳건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올드먼의 열연이 영화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킨다. 특수분장과 의상을 통해 처칠로 완벽하게 변신한 그는 화를 잘 내고, 시가를 입에 달고 살며 손등을 밖으로 향하게 해 ‘브이(v)’를 그리는 처칠의 손짓과 말투, 목소리까지 똑같이 연기했다. 이 영화는 아카데미 분장상도 받았다.

한편 1960년대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언어장애 청소부와 괴생명체의 사랑을 그린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가 작품상과 감독상(기예르모 델 토로), 미술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이번 아카데미상 최다 수상작이 됐다.

‘다키스트 아워’와 연결되는 이야기를 담은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덩케르크’는 음향편집, 음향효과, 편집상 3개 부분에서 수상했고, ‘블레이드 러너 2049’는 촬영상과 시각효과상을 받았다. 각본상은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겟 아웃’이 가져갔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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