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性범죄’ 처벌 강화… 징역 5년 → 10년 상향추진

여가부, 성폭력 근절대책 발표
범죄공소시효 7년→10년 연장
조직적 방조행위도 형사 처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현행 징역 5년에서 최대 10년까지로 높아지고 공소시효도 최대 10년으로 대폭 연장된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업무상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대해 ‘징역 5년 이하, 벌금 1500만 원 이하’로 형량을 정하고 있는 ‘형법 303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간음)를 개정해 ‘징역 10년 이하, 벌금 5000만 원 이하’로 강화할 방침이다. 업무상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추행죄 형량을 정하고 있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10조’도 개정해 ‘징역 2년 이하, 벌금 500만 원 이하’에서 ‘징역 5년 이하, 벌금 3000만 원 이하’로 형량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공소시효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업무상 위계·위력 간음은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업무상 위계·위력 추행은 5년에서 7년으로 공소시효를 각각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적극 공개할 수 있도록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경우 수사과정에서 ‘위법성의 조각사유’(형법 310조)를 적극 적용하기로 했다.

사업주가 노동자를 성희롱하거나, 성희롱 가해자를 알고도 징계하지 않을 경우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형사 처벌 규정도 강화한다. 권력형 성폭력 범죄에 대한 조직적 방조행위에 대한 처벌 역시 강화하기로 했다. 성폭력 가해, 사건 은폐, 조직적 방임, 피해자 불이익 처분 등과 관련된 단체 등에는 보조금 지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근거 규정도 마련할 예정이다. 예술인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 침해행위 구제 등을 위한 별도의 법률(가칭 ‘예술가의 권익보장에 관한 법률’)도 제정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고용이나 업무관계, 사제(師弟)·도제(徒弟) 관계 등을 이용한 성폭력 사건에 대한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데 대책의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