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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8년 03월 16일(金)
北核에 파묻힌 북한 인권 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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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상임대표

지금 우리 사회는 4월과 5월로 예정된 남북, 미·북 정상회담 개최 문제에 온통 관심이 집중돼 있다. 청와대는 북핵 위기를 대화로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기대에서 나아가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종전선언, 평화협정 문제까지 일괄 타결하는 방식을 검토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는 대조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 당국자 중 언급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지금 중국에서는 북한의 인권 지옥을 벗어나 한국으로 오기 위해 두만강을 건넜다가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되는 탈북 난민이 줄을 잇고 있다. 북송된 탈북민들은 김정은 집권 이후 강화된 처벌 방침에 따라 대부분 정치범수용소에 보내지거나 처형되고, 교화소(교도소)에 보내지더라도 열악한 환경 때문에 대다수 수감자가 오래 못 버티고 굶어서 또는 병들어 죽고 만다.

이러한 참혹한 운명을 알기 때문에 대다수 탈북민은 독약을 품고 있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되는 순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례도 속출한다. 그런가 하면 중국 공안의 구금시설에서 기약 없이 1∼2년이나 갇혀 있는 바람에 20∼3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초조와 공포 속에 머리가 하얗게 센 공황 상태의 탈북민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이런 비참한 탈북 난민들과 먼저 한국에 도착해 그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탈북민 가족들의 비명에 우리 사회 그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는 듯하다. 그동안 탈북민 가족들은 청와대·외교부 등 정부 당국에 애타게 구원의 손길을 요청했지만, 진정성 있는 회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대북 특사단의 평양 방문과 방미 결과를 전하러 중국을 찾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및 왕이(王毅) 외교부장을 잇달아 만나는 환대를 받았지만, 강제송환 문제를 꺼내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살인방조나 다름없는 중국의 강제북송 만행에 대해 침묵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국가의 기본권 보장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지 2년이 넘었지만, 핵심 기구인 북한인권재단은 출범조차 못 하고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국가인권위원회의 위상 강화를 지시했으나, 국가인권위의 북한 인권 업무는 북한인권팀 인원을 1명으로 줄이는 바람에 유명무실한 상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2월 27일 미국의 대북 ‘최대 압박’ 기조에 관해 “핵 문제에 모든 것을 집중시키고 민주주의와 인권 등은 부차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 인권 문제를 외면한 북핵 문제 해결은 있을 수 없다. 북핵 위기의 본질은 주민에게 쓸 돈을 핵과 미사일에 퍼부어도 북한 주민이 말 한마디 못하는 북한 인권의 부재에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월 30일 첫 국정연설에서 탈북민 지성호 씨와 북에 억류됐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가족들을 초청해 북한 인권 문제를 부각시켰다. 이어서 지난 2월 2일에는 탈북민 8명을 백악관 집무실로 초청해 일일이 사연을 물어보고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금 절규하는 탈북난민 가족들은커녕 국내의 3만여 탈북민 중 그 어느 한 사람 만나 고충을 들어본 적이 없다. 북한인권법에는 정부는 북한 인권 증진에 관한 중요사항에 관해 남북 인권 대화를 추진하도록 돼 있다.

문 대통령이 북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다음 달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할 때 단지 핵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 인권 문제도 의제로 올려 그 개선 방안을 찾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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