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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美훈련 축소 추진 논란
참가인원·연습기간 줄이고
美특수부대 등 참가 불투명
정상회담 빅이벤트 고려해
정부, 美에 전격 제안한 듯
“北 비핵화 확인도 안됐는데
공세전환 빠진 ‘반쪽’ 우려”
오는 4월 1일부터 한반도 전역에서 전개될 한·미 연합 키리졸브(KR) 연습 및 독수리훈련(FE)이 전력·병력·내용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 역대 최소 규모의 ‘방어 위주 반쪽짜리’ 연합훈련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북한의 비핵화 의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 공격에 대비한 방어 및 반격훈련의 기간과 내용을 대폭 축소한 것은 지나친 북한 눈치 보기라는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한·미 연합훈련 내용 및 기간 축소는 오는 4, 5월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란 빅 이벤트를 고려해 한국 국방부가 미군 측에 제안했고, 미국이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핵 추진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전개되지 않는 데 이어 키리졸브 연습 기간까지 축소되면서 연합훈련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이번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인원도 약 20만 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독수리훈련에는 미 통합특수전사령부 예하의 육·해·공군, 해병대 특수전부대를 비롯한 합동특수전사령부 병력이 참가했으나 올해는 미군 특수부대 참가 여부는 불투명하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전면전에 대비해 작계 5027을 보완·발전시켜 2016년부터 적용해온 작계 5015의 숙달 훈련을 못 하게 되면서 한·미 연합작전 능력 약화 우려도 낳고 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전면전에 대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지휘소 훈련(CPX)인 키리졸브 연습 기간을 줄이게 되면 결국 후반부 한·미 연합군의 반격을 가정한 공격 전환 훈련을 안 하겠다는 의미”며 “차라리 훈련 자체를 안 하느니만 못한 졸속 훈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매년 한국군 전력과 한반도에 배치되는 미군 전력을 반영해 연합훈련 계획을 수립하게 되는데 키리졸브 연습의 공격 전환 후반부 단계를 생략하게 되면 작계 실행 및 보완 발전에 차질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다른 군사 전문가들도 “공격 전환 훈련 축소로 한국군 위주로 발전 보완 중인 작계 5015의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Kill Chain)과 북한 핵심 시설 700여 곳을 정밀타격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숙달 훈련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이 한·미 연합훈련을 오는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던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지나치게 북한에 저자세로 나가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한 군 소식통은 “빈센트 브룩스 주한 미군사령관이 지난해 말부터 주일미군기지를 두세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유엔사 후방 기지 방문 목적보다는 일본 자위대와의 작계 5055 숙달 훈련 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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