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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정재덕 셰프의 사계절 건강 밥상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1일(水)
쫄깃한 생선살·담백한 국물… ‘바다 한 대접’ 우럭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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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 우럭으로 끓여낸 우럭간국. 말린 우럭에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다음 청홍 고추에 버섯을 얹은 뒤 소금 간을 해 완성한다. 매운맛이 거의 없고, 국물이 진하고 걸쭉해 아이들도 잘 먹는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4월 산란기전 통통하게 살올라
회로 주로 먹지만 찜도 먹을만
구이에 레몬즙… 식감 좋아져

소금 뿌려 바짝 말린 생선에
두부·대파·고추 넣고 끓여내
서산선 젓갈넣고 끓여 우럭젓국


꽃 축제가 한창인 시즌, 살랑살랑 피부에 느껴지는 봄바람이 부드러운 계절이다. 바다의 봄바람과 바다 내음도 그리워진다. 바람이라도 쐬러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이제 맛집이나 여행지 메뉴는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바닷가로 봄나들이를 가기로 한다면 제철 맞은 생선에 주목하는 것은 당연할 터. 특히 4월에 맛이 더 좋은 생선이 있는데 바로 우럭이다. 산란기 전이라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해 살이 통통하게 오르는데, 가을이 되면 교미기에 들면서 몸의 영양분을 한껏 올려 다시 한 번 제철을 맞는다. 그래서 우럭은 봄과 가을에 더욱 맛있는 생선이다.

평소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국민 생선’ 우럭은 횟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자연산도 많이 잡히지만 대량으로 양식하는 비중도 참 높다. 넙치 다음으로 두 번째로 우리나라에서 양식을 많이 하는 어종이다. 보통 우럭이라고 부르지만 실상 이것은 방언이고 본래 이름은 ‘조피볼락’이다. 다른 방언으로 조피, 똥새기, 우레기, 열갱이라고도 한다. 회로 주로 먹지만, 남은 뼈와 살은 매운탕으로 끓여 먹고 생선찜으로 먹기도 한다. 구이나 건어물로도 종종 활용된다. 구이로 먹을 때는 레몬즙을 뿌려 먹으면 좋은데, 우럭 살을 단단하게 해 식감을 더욱 좋게 한다.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특별식을 만들 수도 있다. 회도 아니고 매운탕도 아닌 바로 ‘우럭간국’이라는 음식인데,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메뉴다. 간국이라고 하면 다소 생소한데, 이는 ‘짠맛이 우러난 국물’이라는 뜻으로, 말린 생선에 두부, 채소 등을 넣어 끓인 국을 일컫는다. 생선은 보통은 말리거나 찐 것을 넣는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생선을 오랜 시간 두고 먹기 위해 소금에 절인 다음 햇빛과 바람에 바짝 말려서 보관했다. 계절에 따라 소금의 염도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날씨가 따뜻하면 소금을 조금 더 많이 뿌리고 반대로 날씨가 쌀쌀하면 소금을 조금 줄여서 절인다.

이런 방식으로 말린 생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간국은 기본적인 간이 어느 정도 생선에 배어 있다. 그래서 다른 종류의 간을 밑국물에 더 많이 추가하지 않아도 돼서 음식 맛이 더 담백하다. 매운탕이나 지리와는 또 다른 간국만의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도 간국은 어릴 적부터 먹어 온 추억 속의 음식이다. 어머니께서 명절이나 제사를 지내고 나서 남은 생선이나 전을 이용해 간국을 끓여 주시곤 했는데, 평소 자주 먹지 못해 그때마다 정말 맛있게 국물까지 싹싹 비웠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간국을 ‘거지탕’이라고도 했는데, 아마도 차례를 지내고 남은 생선과 전, 야채 등을 다 넣고 끓여서 그렇게 부른 게 아니었나 싶다. 혹 명절을 치르고 남은 음식들이 있다면 알뜰하고 맛있게 먹는 방법으로 간국이라는 메뉴를 활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오늘의 주인공인 우럭간국은 말린 우럭과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다음, 고춧가루와 두부를 넣고 다시 끓어오르면 소금간을 약간 해서 대파와 매운 고추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서 만든다. 매운맛이 거의 없고 국물이 진하고 걸쭉해 아이들에게도 간국을 끓여주면 제법 잘 먹는다. 특히 간국에 들어가는 생선의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간국의 풍미를 더 살려주는 듯하다.

충남 서산에서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봄 우럭을 햇빛에 꾸들꾸들하게 말렸다가 ‘우럭젓국’을 끓여 먹기도 하는데, 이렇게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의 차이는 있지만 실상은 비슷한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이제는 워낙 먹을 게 많고 다양한 시대가 돼 점점 잊혀 가는 추억의 음식이 됐지만, 자주 접하지 못하는 우럭간국과 같은 음식을 식탁에 올려두고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것도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한식당 다담 총괄·사찰음식 명인


만들어 보세요

재료(2인분 기준)



말린 우럭 1마리, 쌀뜨물 6컵,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2개, 다진 마늘 1T, 무 한 줌(130g), 대파 1/2개, 표고버섯 1개, 국간장 1/4t,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말린 우럭은 찬물에 깨끗하게 씻은 후 2∼3㎝로 토막 낸다. 찜솥에 10분간 찐다.

2. 쌀은 깨끗하게 씻은 후 쌀뜨물은 볼에 따로 담아둔다.

3. 홍고추와 청양고추는 슬라이스한다.

4. 무는 먹기 좋은 사이즈로 삐져 썰기를 한다.

5. 냄비에 준비된 쌀뜨물과 무, 생선을 넣고 7∼8분 끓인다.

6. 어느 정도 끓으면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을 약간 하고 좀 더 끓인다.

7. 대파와 슬라이스한 고추를 마지막에 넣고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낸다.



조리 Tip

1. 생선을 넣고 끓이는 탕에 쌀뜨물을 이용하면 비린 맛을 줄일 수 있으니 활용하도록 한다.

2. 우럭포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소금을 뿌려서 말린 것을 판매한다. 간이 적당히 배어 있으므로 간국을 끓일 때 국물은 중간에 먹어보면서 간을 맞추도록 한다.
e-mail 김호웅 기자 / 사진부 / 부장 김호웅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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