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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스타일 게재 일자 : 2018년 04월 12일(木)
‘핀테크 大國’ 중국의 그늘… 젊은층, 대출앱에 빠져 빚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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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라인 고리대금 앱 1000여개

폰 터치 몇 번으로 쉽게 돈 빌려
신분증만 확인하고 담보도 없어

낮은 이율 내세우며 현혹하지만
관리비 명목 수백% 이자 청구
대학생 무분별 대출 사회문제로


현재 중국의 한 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리나(가명)는 부잣집 딸로 태어나 원래 씀씀이가 컸다. 갑자기 집안이 파산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소비 습관은 바뀌지 않았다. 한 달 용돈이 이전 2000∼3000위안(약 50만 원)에서 수백 위안으로 줄어들자 리나는 친구 소개로 알게 된 온라인 ‘현금대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악몽의 시작이었다. “전에는 고급 화장품만 썼는데,
이름도 없는 걸 쓰게 되면서 주변에 웃음거리가 되는 것 같았어요. 현금대출 앱은 정말 돈 빌리기가 편했어요. 여러 군데 앱에서 돈을 빌리다 보니까 나중에는 몇 번이나 빌렸는지 전부 얼마나 빌렸는지 알 수 없게 됐어요. 지금은 제가 두 눈 뜨고 속은 걸 알았지만 후회한다고 돌이킬 수도 없잖아요.”

30∼40개의 현금대출 앱을 이용한 리나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터넷 대출업체들은 리나의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게까지 전화를 걸어 빚 독촉을 했다. 리나의 가족들이 근근이 돈을 모아 지금까지 30만 위안(5100만 원)을 갚았으나 아직 완전히 변제하지 못한 상황이다.

윈난(雲南)성의 모 고등학교에 다니는 장빙(가명)도 명품 신발이나 시계를 사고 싶어 처음 인터넷 현금대출 앱을 이용했다. 장빙은 2016년 2월 1000위안을 빌린 뒤 돈을 갚지 못하자 또 다른 앱에서 빌려 메웠다. 이러다 보니 이자 때문에 빚의 구렁에 빠지게 됐고, 일이 커진 후에야 부모에게 사실을 고백했다. “처음에 돈을 빌리는데 정말 빨랐어요. 어떤 곳은 하루 안에 입금이 됐고, 어떤 곳은 2시간이면 돈이 들어왔어요. 여기저기 구멍 난 곳을 돌려 막다 보니 겨우 1년 반 사이에 빚이 7만 위안으로 불어났어요.” 장빙의 경우 만 18세 미만이라 규정상 대출을 받을 수 없는데도 얼마든지 신분증을 조작해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12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인터넷 발달과 과소비 문화 풍조 확산으로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빠르고 간편하면서 낮은 이자를 내세우며 돈을 빌려주는 인터넷 금융업체가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계약서에 관리비와 서비스비, 심사비 등 각종 명목의 비용을 교묘하게 은폐해 높은 이자를 받아내는 ‘인터넷 고리대금업자’로 악명을 얻고 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수많은 업체가 연이율 36%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법규를 무시하고 평균 100%의 이율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수백%의 이자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학생 리나의 경우 처음에 1900위안을 빌렸는데, 서비스비 285위안을 빼고 1615위안을 받았다. 14일 안에 갚아야 하는 돈 1976위안을 감안하면 1년 이율이 무려 583%에 달했다.

이들 온라인 대출업체는 “신분증만 있으면 20분이면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고 광고하고 있다. 보증금도 없고 담보도 따로 필요 없는 편리함을 내세워 온라인 금융업체가 대학생들의 ‘손안의 은행’이 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중국 금융소비자기구 조사에 따르면, 현재 1000개가 넘는 인터넷 대출업체 앱이 있으며, 지난해 4월 기준 순위가 높은 100개 업체의 인터넷 다운로드는 8억 회에 달했다. 같은 해 11월까지 18억5000만 회로 늘어나 짧은 기간에 2.3배나 증가했다. 경제적 여력이 없는 젊은이들이 주로 이용하다 보니 이들 업체의 대출 불량률은 50∼60%에 달하고 있고, 이를 메우기 위해 더욱 고리 대출에 나서고 있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금융이나 법률 지식이 없는 대학생들이 광고에 현혹돼 무분별하게 대출을 받으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펑파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 때문에 정상적인 학업을 하지 못하고 가족에게 말을 못하거나 자책감이 커져 심지어 자살에 이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들 업체가 ‘소비금융회사’라는 명목으로 버젓이 영업하고 있는데도 당국이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mail 김충남 기자 / 국제부 / 차장 김충남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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