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사드 발사대와 무관한 공사”… 반대단체 완강 저항

- 성주 사드기지 충돌

軍 “급수관로·조리시설 열악”
방치땐 기지 유지 힘들다 판단

트레일러 12대·트럭 8대 등
자재 반입 시도 중 일부 부상

국방부가 반대 단체와 일부 주민과의 물리적 충돌을 감수하고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 공사 장비 반입에 들어간 것은 현재 열악한 기지 상황을 방치할 경우 기지 유지 자체가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사드 기지 내에는 미군 장병 130여 명, 한국군 장병 270여 명 등 400여 명이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장병 주둔에 필요한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현재 사용 중인 기지 내 소형 조리시설로는 150명분 정도밖에 조리할 수 없어 나머지 장병들은 전투식량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며 “지난겨울 동안 계획했던 급수관로 공사를 아예 하지 못해 화장실 악취 등 근무여건이 극히 열악하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11월 기지 내에 반입된 포클레인, 불도저, 지게차 등도 녹이 슬어 장비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병력 3000여 명과 견인차, 절단기 등을 동원해 철제 틀 등을 제거하고 강제 해산에 나섰다. 하지만 사드 배치 반대 단체와 일부 주민은 이날 공사 장비 반입을 저지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반대 단체 회원 수 명이 부상을 입었다. 일부 반대 단체 회원은 진밭교에서 5∼6m 아래로 투신을 시도하려고 해 경찰이 공기 매트리스를 깔고 대비했다.

국방부는 당초 오전 11시쯤 도로 통행이 가능해지면 장비 반입에 나서기로 했으나 반대 단체 측에서 완강히 저항하면서 오후쯤 장비 반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방부는 트레일러 12대와 모래, 자갈 등 자재를 실은 25t 덤프트럭 8대, 미니버스 등 차량 30여 대를 사드 기지로 들여보내고 다시 트레일러 12대에 지난해 11월 사드 기지에 반입한 포클레인, 불도저, 지게차 등을 실어 나올 예정이다.

국방부는 공사 인력 25명을 이날부터 약 90일 동안 소성리 앞 도로를 이용해 기지로 들여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매일 오전 7시, 오후 6시 공사 인력의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병력을 배치하기로 해 반대 단체와 충돌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중 기지 내로 반입을 시도할 덤프트럭 8대에 담긴 골재류는 생활환경 개선작업을 위한 것”이라며 “시민단체가 주장하듯, 사드발사대 콘크리트 패드 공사 용도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성주=박천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