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정상회담 D-4… ‘대북확성기 방송’ 껐다

軍, 최전방 40여대 전격중단
핵실험 대응조치 2년여만에
키리졸브 연습도 당일 중지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 차원

군 당국이 23일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휴전선 최전방 지역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군은 이날 시작된 키리졸브연습(KR)도 정상회담 당일 일시 중단하는 등 한미연합훈련의 일정을 조정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남북이 정상회담에서 군사대결 종식을 선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문화일보 4월 17일자 1·11면 참조)

국방부는 이날 ‘2018 남북 정상회담 계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을 통해 “2018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 및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23일 0시를 기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며 “이번 조치가 남북 간 상호 비방과 선전 활동을 중단하고 ‘평화, 새로운 시작’을 만들어나가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한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2016년 1월 8일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군 당국은 MDL 인근 최전방지역 10여 곳에 40여 대의 고정식과 이동식 대북 확성기를 배치 운용해왔다. 국방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언제까지 중단하고, 언제 재개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확성기 방송 재개 가능성에 대해 “지금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군은 또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독수리훈련(FE)을 오는 26일 사실상 끝내고 정상회담 당일인 27일에는 지휘관 강평 회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3일부터 2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키리졸브연습도 27일에는 중지할 계획이다. 정경두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번 주 초에 회의를 통해 훈련 일정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일정 조정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 항구적 평화정착을 3대 의제로 내세운 남북 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은 물론, 양측이 추진 중인 군사대결 종식 선언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남북 군사회담이 열리면 비무장지대(DMZ) 내 중화기 및 최전방 감시초소(GP) 철수 등 남북 군사 긴장 완화 조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 군사회담에서는 △군 수뇌부 간 직통전화 설치 △MDL 일대 무력증강 금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 등 과거 군사 분야 합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 논의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