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울 게 없어… 저항하며 집에서 죽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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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미망인 류샤

홍콩언론 ‘中 작가와 통화’ 공개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劉曉波)의 미망인으로 베이징(北京)에서 가택 연금 중인 류샤(劉霞·57·사진)가 “저항하면서 집에서 죽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류샤가 친구이자 추방당한 중국 작가 랴오이우(廖亦武)와의 전화 통화에서 죽음을 불사한 투쟁을 시사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화 내용은 랴오를 통해 중국 인권단체인 ‘중국 변화(China Change)’에 전해져 단체 웹사이트에 오디오 클립과 함께 공개됐다. 류샤는 “지금은 두려울 게 아무것도 없다. 내가 외국으로 나갈 수 없다면 집에서 저항하며 죽을 것이다. 류샤오보가 떠난 후 이 세상에 남은 게 아무것도 없다. 나에게는 죽음과 함께 항의하는 것보다 더 단순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랴오는 전 세계에 류샤의 고통을 알리기 위해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사는 랴오는 “류사가 통화할 때 매우 감정이 격했으며, 울고 있었다”며 “그녀는 중국을 떠날 준비가 돼 있고, 이미 가방도 다 싸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또 “곧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중국을 방문한다. 우리는 많은 조직과 개인이 류샤의 목소리를 듣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인이자 화가인 류샤는 지난해 7월 13일 류샤오보의 사망 후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다. 하지만 남편의 장례식 직후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시로 강제 여행을 갔으며 외부와 40여 일간 연락 두절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이후 베이징 자택으로 돌아왔지만 2010년 이후 지속된 가택 연금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류샤는 류샤오보의 사망 후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려 매일 약을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