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1년 - 경제정책>“교과서에도 없는 논리로 경제 실험하는 게 치명적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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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학자 4인 진단

“글로벌 경제는 좋아지는데
우리만 나쁘다면 정책 실패”

“글로벌 경제가 좋아지는데 우리나라만 나빠지고 있다면 정책 실패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재인 정부의 지난 1년간 경제정책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잘한 정책을 꼽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며 “경제정책 기조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학자들은 특히 소득주도 성장론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구정모 강원대 경제정보통계학부 교수는 10일 “우리 경제의 구조적 당면과제는 수출 주력산업의 경쟁력 저하인데, 경쟁력 제고 방안이나 성장동력 확충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네 바퀴는 △일자리 창출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인데, 정책 우선순위를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에 두면서 본말이 전도됐다”고 말했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자 소득을 올리면 성장이 이뤄진다는 건 경제학 교과서에도 없는 얘기라 정통 경제학자 입장에서 보면 당황스럽다”며 “이런 정책 기조가 계속된다면 경제성장 엔진이 빠르게 식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연구학회장인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고용이 증가한다는 것은 물건값이 올라가면 소비가 늘어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사치재의 논리를 갖고 경제를 실험하고 있는 게 가장 치명적인 실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 교수도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히 인상해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이 힘들어졌고,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일자리 위기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해 “돈만 들고 효과 없는 수당 정책으로 가장 힘든 상황을 초래했다”며 “세수 부족 속에 공공부채는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 교수는 공무원 증원 정책과 관련해 “공무원 숫자를 늘리는 건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을 뺏어가는 것이고, 가치창출의 원천을 말려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가 쏟아졌다. 양 교수는 “이제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재앙을 막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됐다”는 말로 상황의 심각성을 표현했다. 강 교수는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최저임금 인상을 한꺼번에 추진하고, 성과연봉제 등은 없애겠다고 하니까 기업이 움츠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