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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8년 05월 11일(金)
적폐청산, 情報人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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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봉선 양지회 회장

이른바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으로 국가정보원은 물론 전직들의 모임인 양지회까지 댓글 사건 때문에 지난해 8월부터 검찰의 압수수색과 구속 기소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보수 정권에서 원장을 지냈던 수장들은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이유로 구속돼 고초를 겪고 있다. ‘적폐’라는 이름으로 180여 명이나 조사를 받았다. 이 중 35명이 재판에 회부,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국정원 창설 이래 최대 시련이다. 더구나 전직 시절에 있었던 가물가물 잊어진 일을 가지고 구속이나 기소된 전·현직들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국정원 전·현직의 수난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있어 왔고 사법처리는 진보 정권에서 대부분 이뤄졌다. 처벌을 한다면 조직 책임자만 처벌하면 될 일인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진행됐다. 이번 댓글 사건은 정치 개입보다는 ‘다음 아고라’나 ‘오유’ 사이트 등에서 좌파 및 친북 인물들의 활동이 도를 넘고 북한의 대남 심리전 활동과도 유사한 행태를 보여 개입한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검찰은 선거 개입이나 국고 손실과 정치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정원 전·현직들은 재직 시 일로 사법처리될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이 크다. 가장 큰 불이익은 퇴직연금 불이익이다. 공무원연금법 제64조는 공무원이 재직 중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탄핵 징계에 의해 처벌될 경우에는 연금이 절반으로 감액된다. 자격정지까지 받게 돼 선거권도 박탈된다. 재판을 받는 대다수 전·현직은 자의든 타의든 대개 3심까지 가야 하는데, 그 경우 변호사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 평생 몸과 마음을 바쳐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노후를 대비해 모아두었던 얼마 안 되는 저축이 변호사 비용으로 몽땅 들어가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집을 팔아서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정보인(情報人)들은 모두 최초 입사할 때 ‘지득한 정보는 무덤까지 가지고 간다’는 ‘모토’로 교육을 받는다. 그런데 이번에 조사를 받은 전·현직들은 검찰에 불려가 국정원의 ‘모토’대로 비밀활동에 대해 밝힐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검찰은 국정원 서버에서 뽑은 비밀 자료를 들이대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찰이 국정원 감찰실에 파견돼 모든 자료를 통제하고 이를 검찰청 검찰수사팀에 제공했다. 이는 다른 나라 정보기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세계 어느 나라 정보기관에서도 이런 사례가 있었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이는 앞으로 다른 나라와의 정보 협력에 치명적이다.

국정원 적폐청산TF팀은 비밀취급 인가도 받지 않고 국정원 문건을 보다가 문제가 되자 서둘러 비밀취급 인가를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 또, 최근 징역 5년과 자격정지 3년이 구형된 이헌수 기조실장은 법정 증언에서, 특활비는 과거에는 더 많은 금액이 책정됐으며, 오래전부터 내려온 관행이라고 했다. 정보기관이 경찰 등 합법 기관과 다른 점은 합법과 비합법 활동을 넘나들기 때문이다.

최근의 드루킹 사건이나 진보 진영에 대한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여론몰이 식으로 집중 댓글 공격이 이어진다. 법치를 흔드는 이러한 행태는 국정원 댓글 사건과 비교할 때 그 죄가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관대하다. 한풀이식이 되면 그다음 정권에 부메랑으로 이어져 편 가르기가 끝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음지에서 일하다 더 깜깜한 밤중으로 가버린 정보인들에 대한 적폐 처벌 잣대는 너무 지나치다고 본다. 국정원의 댓글 공작 수사·재판 방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남재준 전 국정원장도 지난 8일 재판정에서 부하 직원들의 조국에 대한 헌신과 충정, 열정을 참작해 관대한 처분을 내려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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