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지방분권’ 만큼 중요한 ‘민주적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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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의원 권한 강화추세
주민참여 통한 견제·감시 시급
생활 이슈는 스스로 결정해야

지방자치에서 주민참여는 주민이 직접 자신의 이익과 권익을 보호할 수 있게 하고, 원하는 것을 표현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므로 단순한 정책 결정의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 참여자로서 주민의 역할이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주민참여는 최근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그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과거 권력 지향적 정부 구조하에서 주민참여는 주민의 권리로서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범위 내에서 허가된 행위에 불과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체제의 성장과 지방자치 시대의 도래는 국민 주권을 정책 권위의 원천으로 인식하게 했고, 정부 운영서 주민 참여와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지방정책 결정에서도 주민참여는 주민 삶의 터전인 지역을 만들고 관리하는 과정의 궁극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주민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뤄져 주민의 제안이나 요구가 지방자치에 반영되고 나아가 지역의 중요 정책에 주민들의 참여가 활성화되면 주민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주민자치가 실현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방자치법이나 지방자치단체 조례 등에 지역 사회의 주요 의제 설정이나 결정에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그럼에도 주민의 무관심과 주민참여제 활용 부족, 지방정치 엘리트의 거부감 등으로 주민참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실질적인 주민자치가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 정책은 필연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등 지방정치 엘리트의 권한과 권력 강화를 더욱 촉진할 것이다. 기실, 주민이 지방자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중요한 이유는 지방선거로 당선된 자치단체장의 과도한 권한과 권한의 남용, 부정부패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방분권을 통한 권한 분산도 중요하나 권한의 분산에 따른 적절한 민주적 통제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단체장을 감시·견제하는 민주적 통제가 중요하다. 이러한 통제를 위해서는 우선 지방의회의 역할이 중요한데, 지방의회에 의한 통제는 여전히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지방분권 시대에 단체장의 권력을 통제하고 견제하면서 지방분권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가장 중요하고 효과적인 수단 또한 주민참여를 통한 민주적 통제다.

주민참여는 지방의 대표자를 뽑는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방선거는 지방정부 대표 선출, 주민의 정부 구성뿐 아니라 주민참여 확대, 주민 의사 정치 투입, 정치 교육, 지역공동체 형성, 책임정치 실현, 사회통합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지방자치는 복지와 지역개발 등 실제 지역 주민의 삶과 직접 관련된 정책을 결정한다. 즉,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방선거는 정책 대결의 장이어야 한다. 지역 이슈가 의제가 되고 지역 주민이 선거 참여를 통해 지역 현안과 연계된 정책공약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선거 참여를 위해 주민들은 지역 이슈와 후보자의 정책공약 간 연계 정도를 파악해 어느 후보자가 지역 이슈를 고려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이를 통해 인물 중심의 선거를 지양하고 정책 중심으로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지방정부의 일방적 정책집행 공약이 아닌 주민들의 폭넓은 참여를 보장하는 정책을 제시하는가를 평가하고 판단해야 한다.

능동적인 주민참여는 지방정부가 지역공동체 구성원과 직접 소통하게 하고 주민의 거리를 좁힐 것이다. 또 이슈와 정책의 연계를 손쉽게 하고, 생활 이슈를 주민이 스스로 결정하는 생활자치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분권형 사회를 만드는 주요 수단이 돼 지역 경쟁력을 높일 뿐 아니라 주민이 원하는 안전하고 편리한 삶도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임정빈 교수 / 성결대 행정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