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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김만권의 멘털 노트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11일(月)
과거의 보기·미래의 버디는 잊고 ‘현재의 샷’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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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리가 1998년 미국 위스콘신주 쾰러의 블랙울프런골프클럽에서 열린 US여자오픈 플레이오프 18홀에서 맨발로 해저드에 들어간 뒤(작은 사진) 러프에서 탈출하고 있다. USGA 홈페이지
집중의 진정한 의미

이기고 잘하려는 욕심에
평상심 잃는 순간 흔들려

집중력이 뛰어난 골퍼들
공·그린·핀 위치에 초점
경쟁자 점수엔 관심없어

신중판단 뒤 자신있는 샷
정신력이 승리 80% 좌우


구력 15년으로 평소 라운드에서 70대 스코어를 챙기던 골퍼가 초대 클럽챔피언대회에 출전했다가 망신을 당했단다. “자신이 있었거든요. 최근 몇 년간 70대를 벗어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그날 80대 후반이었으니….” 그동안 많은 모임에서, 경기에서, 내기에서 좋은 결과를 거뒀던 터라 클럽챔피언대회도 자신 있었다. 게다가 ‘초대’였기에 잔뜩 벼르고 별렀단다. 이 때문에 탈이 났다. 흔히 말하는 ‘마음을 비우고 평상심’으로 라운드해야 한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그날만큼은 마음가짐이 달랐다. 초대 클럽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리고 싶은 욕심에 현혹된 것이다.

로핸디캐퍼 중 평소 느슨하게 플레이하다가도 특별한 경우, 내기에서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는 이가 있다. 이런 능력이 있을 때 “골프 좀 하시네요”란 말을 듣는다. 마음먹고 경기하거나 내기를 할 때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는 골퍼는 집중력이 좋고 멘털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간혹 경기나 내기에서 ‘이번엔 확실하게 보여주겠다’ ‘이번에는 반드시 이겨야지’라는 마음을 강하게 먹을 때가 있다. 정말 위험하다. 특히 이기고, 잘하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집중한다는 것을 혼동한다면 더욱 그렇다. 흔히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라운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집중한다는 것과 잘하고 싶은 마음일 때의 심리적인 메커니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기거나 잘하고 싶은 골퍼는 과거와 미래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지난 홀에서의 보기나 남은 홀에서의 버디에 집착한다. ‘지난 홀에서 보기를 했으니 곧 만회해야지!’ ‘적어도 3타 차는 벌려야겠지’ ‘앞으로 5홀 남았는데 적어도 버디 한두 개는 해야지!’

반면 집중을 잘하는 골퍼는 놓여 있는 공의 위치와 그린의 모습, 핀의 위치에 따라 어떻게 샷을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다. 과거의 보기나 미래의 버디는 안중에 없다. 동반자의 공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쳤는지에도 관심이 없다. 오직 현재 자신의 샷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자신의 공 앞에 다가가면서 신중하게 살핀 후 판단을 내렸다면 확신을 얻고 자신 있게 샷을 한다.

20년 전 맨발의 투혼을 보였던 박세리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1998년 7월 7일 당시 20세였던 박세리는 미국 위스콘신주 블랙울프런골프장에서 동갑내기 태국계 미국인 아마추어 제니 추아시리폰과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의 우승을 다퉜다. 상대는 비록 아마추어였지만 만만치 않았다. 둘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시소게임을 펼쳤다. 그러나 마지막 18번 홀(파 4)에서 박세리가 티샷한 공은 페어웨이 왼쪽 연못 물가에서 불과 50㎝ 떨어진 러프에 떨어졌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낸 추아시리폰은 두 번째 샷을 온 그린 하지 못했지만 그린 근처였다. 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박세리는 물가 러프에 있는 공을 그대로 치기로 하고 골프화와 양말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 멋진 샷을 연출했다. 연못에서의 기적적인 샷으로 기사회생한 박세리는 마침내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그의 검게 탄 종아리와는 다른 양말 속에 감춰졌던 하얀 맨발의 투혼의 샷은 당시 외환위기로 암울한 상황이던 국민에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경기의 승리를 좌우하는 것은 기술 20%, 정신력 80%”라고 말한 바 있다. 골프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거나 ‘왕싱글’이 되려면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이때 강한 정신력의 핵심요소는 집중력이다. 집중한다는 것은 흐트러짐 없이 한곳에 온 정신을 쏟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집착이 아니다.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더라도, 위기를 맞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당당하게 현재에 몰입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집중력이요, 강한 정신력이다. 보통 공부하는 학생에게 집중하라고 하는데 사업을 하는 경영자에게도, 일반 직원에게도, 우리의 일상에서도 집중력은 필요하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가르는 분수령이 바로 집중력에 있음을 명심하자.

심리학 박사·연우심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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