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北 정상회담>中 “北경제구조 전환, 우리 역할 美가 대체 못해”

“美北회담 성과 기대” 밝히며
한반도서 역할론 재차 강조

역사적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된 12일 중국 언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담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중국 외교부가 미·북 정상회담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힌 가운데 관영 매체들은 북한의 경제구조 전환에서 중국의 역할은 미국이 대체할 수 없다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과 중국 역할론을 재차 강조했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진행했다”는 속보를 전했다. 중국중앙(CC)TV도 오전 10시부터 기존 방송을 중단하고 싱가포르 현지를 연결해 현장 기자 해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는 장면을 생방송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머무는 숙소를 지도와 함께 보여주며 상세하게 소개한 뒤 양국 정상이 카펠라 호텔에서 악수하자 긍정적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 전날인 11일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밝힌 것 외에는 특별한 발표나 성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이번 회담에 대해 특별한 기사를 게재하지 않았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개최되고 적극적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관영 매체는 회담 당일에도 중국 역할론 띄우기에 나섰다.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북한이 이웃 국가의 도움을 받아 자신만의 경제 운명을 개척할 것”이라며 중국과 한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논평을 실었다. 신문은 “미국이 북한 경제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 경제 스토리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비현실적 관념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이용해 북한이 수출 수요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북한의 경제구조 전환에서 중국과 한국의 역할을 미국이 대체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