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美北 정상회담 이후>中 “우리는 北美회담 승자 아냐” 표정관리

속으론 ‘쌍중단’ 현실화 만족
겉으론 “냉전적 사고” 발끈

미·북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3월과 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두 차례 정상회담으로 북·중 밀착 관계를 과시한 데다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에 최고위급 전용기를 내주면서 회담 결과를 모두 중국에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 냈기 때문이다.

15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번 미·북 정상회담의 최대 승자는 다름 아닌 중국이라는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표는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전략적 지위를 손상해 중국에 큰 승리를 안겨 줬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 해법의 출발로 삼고 있는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시험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중국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통해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미군 전략자산 전개의 제거 성과도 거뒀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회담의 최대 승자가 중국이라는 미국 언론과 엘리트들의 주장은 패권적이자 냉전적 사고를 보여주고 있다”고 발끈하면서도 “탈냉전 이후 한반도에서 미국의 군사력 배치는 중국의 부상을 봉쇄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매체는 ‘싱가포르 미·북 회담에서 얻은 중국의 성과는 동북아 지역에 이익이 된다’는 제목의 평론을 통해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역시 북한 핵 방어를 명분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유관 국가들의 이해를 존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워싱턴의 엘리트들이 냉전적 사고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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