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 이틀만에 북한 사이버공격 주의보

미·북 양국이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기로 했던 6·12 싱가포르 공동합의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미국 정부가 북한발 사이버 공격에 대한 분석보고서를 내놓았다. 향후 핵 폐기 절차 등을 논의하는 단계에서 새로운 북한발 악성코드가 공개돼 향후 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14일 미국 국토안보부(DHS) 산하 컴퓨터대응팀은 연방수사국(FBI)과 최근 신형 악성코드 ‘타이프프레임’을 발견했다는 공동 멀웨어(악성코드) 분석보고서(MAR)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로이목마 형태의 악성코드인 타이프프레임은 악성코드를 내려받아 설치한 뒤 원격조종도구(RATs), 또는 커넥트 투 커맨드 앤 컨트롤(C2), 방화벽 무력화 등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공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 타이프프레임이 북한 정부 산하 해킹조직 ‘히든 코브라’에서 만든 악성코드들과 유사 형태를 띠고 있다”며 “정부는 이 악의적 활동에 대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DHS와 FBI의 공동보고서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 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 노력에 합의한 지 불과 이틀 만의 일이다. 세계적 백업 및 복구 솔루션 전문기업 아크로니스의 세르게이 벨루소프 CEO는 영국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 전후에도 북한발 사이버 공격이 꽤 활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해 왔다. DHS 대변인은 CNN에 “지난해부터 DHS와 FBI는 총 11건의 북한발 사이버 공격을 감지했고 그중 공동경보를 내린 게 4번, 공동 멀웨어 분석보고서를 낸 게 7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의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면서 비핵화 못지않게 북한 사이버 공격을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벨루소프 CEO는 “북한은 미국, 이스라엘, 중국, 러시아보다 뛰어난 사이버전 능력을 갖고 있다”며 “이제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은 핵보다 사이버전 능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