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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석 교수의 古典名句 게재 일자 : 2018년 06월 25일(月)
兎死狗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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狡兎死 良狗烹(교토사 양구팽)

교활한 토끼가 죽으면 좋은 개는 삶겨진다.

원래의 출전은 문구에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한비자(韓非子)’의 내저설(內儲說) 하편이다. 그런데 이 성어와 관련돼 널리 알려진 인물은 범려(范려)와 한신(韓信)이다. 범려는 문종(文種)과 더불어 월나라왕 구천(句踐)을 도와 오나라를 멸망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오나라가 망하자 곧바로 자취를 감춘다. 범려는 문종에게 편지를 보내 구천은 환난은 함께할 수 있지만 즐거움은 함께할 수 없으니 토사구팽을 조심하라고 경고하지만, 문종은 우물쭈물하다 결국 구천의 의심을 받아 죽임을 당한다.

한신은 소하(蕭何), 장량(張良)과 함께 유방(劉邦)을 도와 항우(項羽)를 제압하는 데 결정적 공을 세우지만, 결국 유방에 의해 제거된다. 그런데 유방이 곧바로 한신을 제거한 것은 아니다. 그의 군권을 빼앗고 봉읍을 옮기면서 점차 세력을 약화시켰는데 한신이 완전하게 복속하지 않자 술책을 써서 한신을 체포한다. 한신은 토사구팽을 중얼거리며 한탄했는데 유방은 그를 사면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 그러나 한신은 억울함과 분노를 참지 못하고 역모를 꾸미다 결국 멸문지화를 당한다.

토사구팽은 흔히 위기의 시기에 유용하게 쓰였다가 나중에 버림받았을 때의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 처세의 교훈을 말해주기도 한다. 범려가 토사구팽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은 구천의 사람됨을 잘 꿰뚫었던 이유도 있지만, 결국은 공로를 자랑하고 누리려는 욕심을 버릴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한신이 유방을 잘 알면서도 그의 그물에 걸려 죽게 된 것은 결국 자신의 공로를 인정받지 못한 데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다스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부의 적을 이기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인생을 좌우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이다.

상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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